흐른다는 것
작은 허밍만 들리는 고요한 시간
내 숨소리에 집중해 가만히 있다 보면
단단한 물리적인 힘이 느껴지지 않고
붕 떠있는 듯한 기묘한 느낌이 든다.
오히려 크게 들리는 내 허밍소리가
이곳에 사람이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시간이 흐른다는 걸 뭘까..
난 이게 너무 기묘하다.
당연하게 흐르는 게 시간인데도
내겐 그저 어색한 흐름이다.
눈을 감았다 뜨면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눈을 감았다 뜨면 미래로 가있는듯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현실
가끔 이런 흐름을 느끼면
이상한 감각에 멍해지곤 한다.
갑자기 울리는 타이머 소리에 놀라
이곳이 물리적 현실임을 깨닫고 이 감각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