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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Nov 23. 2024

감정의 물결






( 물결의 시작 )





1. 물결의 시작


감정은 조용한 물결이 소리 없이 일렁이듯 잔잔하게 시작된다. 모든 감정에는 시작점이 있다. 그것은 때로는 조용히 우리를 찾아와 알아차리기 어렵다.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하게 일렁여서 눈치채지 못한다. 조용히 우리 마음을 건드리며 존재를 드러내는데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지만 움직임이 거세지면 큰 물결이 돼서 파도처럼 우리 삶을 흔들기도 한다.


어떤 날에는 고요함 속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행복이란 물결로 밀려와 따뜻하게 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평온한 순간에도 예기치 못한 불안이 감정의 한 모퉁이에서 밀려오기도 한다. 감정은 이렇게 조용하게 시작되지만 그 끝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예측할 수 없다. 





2.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 ( 감정의 다양한 모습 )


따뜻한 기쁨이 지나가고 난 뒤에 갑작스러운 외로움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기도 한다. 설렘으로 가득 찬 물결이 아픔이란 거센 파도가 되어 우리 마음 깊은 곳까지 요동치게 한다. 어떤 순간에도 한 가지 색깔로 머무르지 않고 우리 삶 속에서 다양한 물결로 존재한다.


나는 감정에 대해 상당히 민감해서 감정의 물결로 혼란스러운 경험을 많이 한다. 아침에는 분명히 고요한 물결이었고 평온하기까지 했지만 저녁이 되자 바다 한가운데 태풍이 몰아치듯 거센 감정의 물결 앞에 한없이 초라해진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충돌은 매번 겪어도 적응하기 쉽지 않다. 그 순간엔 파도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릴 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엔  강력한 감정 저항 때문에 감정의 파도를 겪는다. 최근엔 이런 감정충돌이 상당히 거셌다. 무척 괴로운 감정과 평온의 감정이 교차하면서 꽤나 혼돈스러운 시간을 가졌다. 살다 보니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복합적인 감정의 물결에 생각이 많은 시간이었다.





( 감정의 물결을 타는 법 )





3. 감정의 물결을 타는 법


감정의 물결에 이리저리 휘둘릴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그 물결을 타고 수영을 하듯 흘러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 물결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를 맡기면 감정이 서서히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억누를수록 더 거세지고 피하려고 할수록 집요해지는 게 감정이다. 


최근에 이런 감정의 파도를 수차례 얻어맞았다. 한 사람이 하루에 겪는 감정의 물결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최근 깊게 생각하는 몇 가지가 있다. 그러다 보니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충돌이 상당했다. 이론적으로 알고 있어도 겪는 순간에는 똑같다. 매번 똑같이 고통스럽고 매번 똑같이 휘청인다. 감정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심리공부를 하고 그런다고 해서 어떤 감정에도 끄떡없이 괜찮은 게 아니다. 매번 똑같이 고통받고 똑같이 흔들린다.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알고 있다.'는 점외에 다른 건 없다. 그냥 그 차이다. 


알고 있어도 여전히 고통은 찾아온다. 감정의 혼란은 마치 믹서기 속에서 휘몰아치는 과일들처럼 내 안에서 거친 파도로 몰아친다. 그저 머리를 감싸 쥐고 '아... 너무 괴롭다'라고 느낄 뿐이다.


스스로를 믿는 힘으로 이 감정의 물결을 그대로 느끼면 이 힘이 약해지는 순간이 있다. 내면의 파도가 강력한 저항에 요동치다가도 서서히 가라앉듯 잔잔한 물결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 오기까지 약간의 인내심을 갖고 스스로를 믿고 고요히 느끼면 된다. 인내심을 갖고 느끼는 과정이 무척 괴롭다. 사실이다. 매번 겪지만 매번 저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걸 보며 그냥 몸을 내맡길 뿐이다. 달리 방법이 없다. 고요해진 순간이 오면 

' 아.. 흘러갔구나..' 하며 그 순간의 배움을 잊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흘러가게 두는 연습은 매 순간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 파도의 끝에서 찾는 고요함 )





4. 파도의 끝에서 찾는 고요함


모든 감정은 결국엔 사그라지고 고요해진다. 마치 폭풍우가 지나간 뒤의 바다처럼 말이다. 스스로를 믿고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하면 된다. ' 말은 쉽지 않냐? '는 뾰족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게 사실이다. 남은 건 지나간 뒤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배움이다. 나 자신의 감정과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견디고 나면 자신에 대한 작은 승리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알 수 없는 믿음이 내면에서 퍼진다. 나를 믿어주는 마음이 조금 더 생기는 순간이다. 또다시 이런 파도에 몸과 마음이 휩쓸리고 여전히 괴로움을 느끼겠지만 그 순간마다 인내심과 스스로를 믿는 마음으로 온전히 느끼고 지나가길 기다리면 이 과정도 내 안에 학습이 된다.


이유를 알고 느끼는 고통은 이전보다 덜 무섭다. 그리고 잠잠해질 것도 알게 된다. 이게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님을 미리 알게 된다. 한 번에 다 갈려버린 과일주스는 맛있게 음미하며 먹으면 그만이다. 


감정의 물결이 휩쓸고 지난 뒤 더 단단해진 나를 발견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약함과 강함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나를 더 이해하게 되고 더 믿게 되기도 한다. 결국 모든 감정은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음을 알게 된다. 잘 모르겠지만 그 느낌을 알게 되기 전으로는 돌아가지 못한다. 우리는 매번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기 때문에 그 전과는 달라진 내가 존재할 뿐이다.





( 멈추지 않는 감정의 물결 )





5. 감정의 물결은 멈추지 않는다.


감정의 물결은 멈추지 않고 끝없이 반복된다. 힘들 수 있지만 이 과정은 우리가 평생 동안 계속 성장하게 해 준다. ' 아! 이제 알겠어! 다 알고 있으니 문제없어! '라고 느끼겠지만 똑같은 과정이 끝없이 반복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 이번엔 해결했으니 이제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감정의 반복적인 흐름이 계속 찾아온다. 달라진 점은 이제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감정의 흐름을 수용하려는 내 마음이다. 이 마음이 점점 더 강해진다. 이제는 더 이상 그 물결에 휘말리지 않고 그 흐름을 편안하게 느끼며 지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 과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나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나는 완전히 다르다. 결과도 완전히 달라진다. 저항하는 사람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더 힘들고 지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니 그 어떤 감정의 물결이라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으로 온전히 느끼자.  그러면 이 물결은 우리를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 이렇게 요동치는 걸 보니 내가 살아있구나! ' 하고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마음수련이라도 하는 것처럼 고요한 마음으로 살길 원하겠지만 그게 되지 않는 게 인간이다. 마음이 쿵쾅거리는데 ' 아 층간소음 안 들리네요! 조용하네요!'라고 해도 쿵쾅거리는 소음은 여전하지 않나? 

 






감정의 물결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흐름을 통해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자.
 
이렇게 우리는 매번 더 단단해지고

 더 깊이 나를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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