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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동교 Dec 30. 2023

50년 전 과거로 음악 여행!

1973년에 발표된 개성 넘치는 음반 12장 - 2부

https://www.youtube.com/watch?v=0yNk1JepyLw


베티 데이비스(Betty Davis) / Betty Davis 
얼핏 킴 칸스가 ‘Bette Davis Eyes’로 눈을 예찬한, <위험한>(1935)과 <제저벨>(1938)로 두 차례나 오스카 여우주연상 받은 미국 전설적인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Bette Davis)와 헛갈릴지 모르겠지만 이쪽은 베티 데이비스(Betty Davis)로 철자가 조금 다르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혼인했던 데이비스는 포스트 밥 걸작 <Filles de Kilimanjaro>의 앨범 커버에도 등장했다. 


아쉽게도 베티의 정규작은 딱 네 개다. 기다린 텀을 두고 2009년 <Is It Love or Desire?> 이외엔 1973년 <Betty Davis>와 1974년 <They Say I’m Different>, 1975년 <Nasty Gal>까지 순차적으로 석 장을 발매했다. 카를로스 산타나, 슬라이 스톤, 지미 헨드릭스와의 교류는 사이키델릭 록과 훵크의 특질로 음반 이곳저곳 퍼졌고, 전기충격기 같은 허스키 보이스에 음반의 주인공이 누군지 명징하다. 


프린스가 존경했던 베이스 연주자 래리 그레이엄과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의 창립 멤버였던 드러머 그렉 에리코(Greg Errico), 저니와 산타나에서 활약했던 기타리스트 닐 숀 등 화려한 세션 라인업이 훵크 여전사를 보필하고 있다. 모델답게 앨범 커버 속 베티는 당당하고 화려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Pnp2qpGgLcg

토드 룬드그렌(Todd Rundgren) / A Wizard, A True Star

예전에 어느 음악 커뮤니티에 자기 주장이 굉장히 강력한 이가 하나 있었다. 엄청난 글 수로 무장한 그는 토드 룬드그렌과 기타리스트 스티브 모스의 신봉자였으며 대중음악사의 수많은 재능들 중에서도 이 둘 만이 천재 수식어를 가져갈 수 있다고 웅변했다. 때때로 너무 강한 기조로 나가 반발을 샀던 기억이지만 적어도 토드 룬드그렌 천재설만큼은 동의한다.


‘Hello It’s Me’와 ‘I Saw the Light’같은 히트 싱글로도 능력을 인지하기 충분하지만 진가는 앨범에 있다. 진정한 의미의 프로그레시브 팝(진보적 대중음악)을 실험한 1973년 작 <A Wizard, A True Star>는 Art for Art Sake 란 말이 떠오를정도로 예술적이다. 어제 이 음반을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 첫곡 ‘International Feel’에서 ‘Never Never Land’와 ‘Tic Tic Tic It Wears Off’로 이어지는 구간의 음향 기술과 악곡 전개는 정말이지 경이롭다.




https://www.youtube.com/watch?v=M3ORoithGsk

투츠 앤드 더 메이털스 (Toots and the Maytals) / Funky Kingston

자메이카하면 어떤 음악이 떠오를까? 밥 말리와 피터 토시, 지미 클리프 같이 잘 알려진 이름부터 줄루 워리어(Zulu Warrior)로 알려진 덥(Dub) 뮤직 대가 자 샤카(Jah Shaka)와 자메이카계 캐나다 출신 건반주자 겸 음악감독 재키 미투(Jackie Mittoo)까지 천재 뮤지션이 허다하다. 메이탈스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투츠 앤 더 메이탈스는 196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약하는 스카와 락스테디의 대표 그룹이다. 스카는 레게의 모태가 되는 음악 장르며 락스테디는 시기적으로 스카와 레게를 연결한다.


노동자 계급 삶의 고초를 담은 'Funky Kingston'은  프레더릭 '투츠' 히버트의 소울풀한 음색과 배킹 키보드, 적재적소에 배치한 훵키 기타가 조화로운 명곡이다. 대부분의 곡들이 자메이카 레게의 고유색에 영미권 알앤비 뮤직을 끼얹은 형태며 존 덴버와 두왑 뮤직에 발자취를 남긴 미국 작곡가 리처드 베리(Richard Berry)의 'Louie Louie' 커버로 친밀도를 높였다. 흥겨운 후렴구 ‘Love Is Gonna Let Me Down’도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 필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Y-Z6wm6TMQ

인크레더블 봉고 밴드(THe Incredible Bongo Band) / Bongo Rock
어렸을 적 영국 빅비트 뮤지션 팻보이 슬림의 ‘Apache’를 즐겨 들었다. 1997년 라이브 음반 <On the Floor at the Boutique> 수록되어 있다. 팻보이 슬림의 오리지널은 아니고 제리 로던(Jerry Lordan)이 버트 위던(Bert Weedon)에게 준 게 원곡이다. 같은 해에 클리프 리차드의 백업 밴드로도 활약했던 영국 인스트루멘틀 록 그룹 섀도스가 발표한 ‘Apache'엔 기타리스트 행크 마빈의 절묘하고도 획기적인 트레몰로 암 사운드가 들어가 있다.


원류는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나 팻보이 슬림이 섀도스의 버전을 샘플링한건 아니다. 슬림의 눈에 띈건 인크레더블 봉고 밴드의 1973년 ‘Apache’로 바로 1집 <Bongo Rock>의 첫번째 트랙이다.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 일대의 민속 타악기 봉고의 매력을 담뿍 담은 이 음반엔 ‘Apache’ 이외에도 아이언 버터플라이의 고전 ‘In a gadda da vida’의 커버와 'Last Bongo in Belgium'같은 리듬적으로 톡톡 튀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밴드의 주축 마이클 바이너의 경력이 독특하다. 2집 <The Return of the Incredible Bongo Band>(1974)에서도 프로듀싱과 커버 디자인 등 막후 세력이었던 그는 레이 밀런드가 주연한 영화 <The Thing with Two Heads>(1972)의 사운드트랙을 제작하기도 했다. 훗날 오디오북 분야의 권위자가 된 그는 스티븐 호킹의 저서를 오디오북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PuMOWrRZ0HA

못 더 후플(Mott the Hoople) / Mott

조금 생경한 이름의 못 더 후플을 처음 접한것도 <죽기 전에 들어야할 앨범 1001>에서였다. 이 책에 <Mott>이 들어있었다. 많은 이들이 데이비드 보위가 준 ‘All the Young Dudes’로 못 더 후플을 기억하겠지만 당대엔 꽤 영향력 있는 글램 록 밴드였다. ‘Once Bitten Twice Shy’같은 솔로 히트곡을 보유한 이안 헌터와 배드 컴퍼니에서 활약한 믹 랠프스 등 멤버 면면도 화려했다.


건반과 기타 조화가 탁월한 ‘All the Way from Memphis’,  영국 싱글차트 12위에 올랐던  ‘Honaloochie Boogie’, 바이올린이 간드러진 'Violence'까지 로큰롤의 테두리 안에 의외로 많은 개성적인 장치를 가져간 앨범이다. 헌터의 작곡 능력도 물이 올랐는데 앨범을 제작할 당시 이미 그가 삼십대 중반임을 생각하면 실로 놀라운 에너지다. (헌터는 1939년생으로 동시대 활동했던 레드 제플린의 1948년생 로버트 플랜트보다 9살 위다)

이 앨범의 LP 커버가 독특하다. 버전에 따라 (아그리파처럼 생긴) 두상 속 그림이 다르다. 어느 영국 프레스는 두상 테두리만 남긴 채 멤버 사진이 온전히 채워져있는 반면 다른 프레스는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두상만 남겨져 있다. 미국 프레스는 아예 다른 모양새다. 음반 커버에 관심 많은 이들이라면 각기 다른 버전을 모으는 것도 수집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yaHEfJApEVM

리틀 피트(Little Feat) / Dixie Chicken
정말 많은 밴드들이 잊혀졌다. 로커빌리와 소울,  훵크를 융합한 스왐프 록의 대변자였던 리틀 피트도 최근 잘 듣기 힘든 밴드다.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네온 파크의 환상주의적 앨범 커버엔 ‘Fat Man in the Bathtub’과 ‘Dixie Chicken’처럼 멋들어진 훵크 록이 담겨 있다. 레드 제플린 함장 지미 페이지는 1975년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미국 밴드로 리틀 피트를 들었다.


케니 그래드니 프랭크 자파와 함께 활동했던 베이스 기타리스트 로이 에스트라다의 부재를 멀끔히 지우고, 조운 아마트레과 델라니 브람렛 등 수많은 연주자들의 리듬을 담당했던 드러머 리차드 헤이워드와의 파트너십도 탁월하다. 리틀 피트는 <Dixie Chicke> 이후 <Feats Don't Fail Me Now>(1974)와 <Waiting for Colombus>(1978)같은 수작을 발매했고  역시나 앨범의 중심엔 덥수룩한 수염의 천재 기타리스트 로웰 조지(1945-1979)가 있다. 종종 요절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은 음악을 만들어냈을까 서글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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