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말레이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싣다.

[말레이시아를 아시나요?]

by Oldies but Goodies

며칠 전, 봄맞이 대청소를 하면서 놀랍게도 1987년 동판으로 제작된 이라크공사의 준공기념패를 발견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준공기념패는 사실 대리 직급이었던 내가 소지할 수 있는 기념품이 아니었다.

당시에 준공기념패는 이라크 정부의 요청으로 수량을 극히 제한하여 제작하였고 발주처와 Consultant의 (감리사) 극소수 고위직 임원들에게만 제공을 하였는데 현장에서는 내가 당시 Maintenance (하자보수) 기간 중에 남은 몇 명 되지 않는 인원 중 한 명이라서 대리임에도 받게 되었다.


워낙 소량 제작으로 인해 약 40년 된 준공기념패를 아직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드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나는 희소성 높은 이 준공기념패를 내가 근무했던 현대건설에 기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준공기념패에서 보시는 것처럼 당시 공사에는 현대건설이 Main으로 (주간사, 지분율: 80%) 참여하면서 남광토건과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정우개발이 토공 및 구조물공사 일부를 담당했던 이라크 북부철도공사이다.


이제 회사에서 발표한 ‘희소식’을 알아보자.


‘희소식’은 그 해부터 "해외 공사에 가족 동반이 허용된다."는 것으로 당시 법인이나 지사근무를 제외하고 현장 근무로서는 건설회사에서 획기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당시 회사 내에서는 현장에 가족을 동반하여 나갈 경우, 발각되면 시말서를 쓰고 본사 복귀를 해야 하는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것을 고민하던 나는 바로 집사람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나가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럼 말레이시아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지금은 많은 분들이 싱가포르와 아울러 말레이시아에 관광을 많이 다녀오시는 관계로 일반적인 개요는 다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므로 나는 알려지지 않은 내용만 간추려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사실 말레이시아는 어린 시절 나에게 메르데카컵 국제축구대회로 더 가까운 나라이다.

메르데카컵 국제축구대회는 말레이시아 독립을 기념해 1957년 시작된 축구대회로 우리나라가 최다 우승국으로 (11회) 기록된 역사 깊은 대회이며 아직도 개최되고 있다.


메르데카컵 국제축구대회는 우리나라의 박스컵 (Park's Cup) 국제축구대회 및 태국의 King's Cup 국제축구대회와 함께 '아시아 3대 국제축구대회'로 불렸었다.

당시에 유명했던 우리나라 축구선수로는 차범근을 비롯해 이회택, 김정남, 김호, 김재한, 이영무 선수 등 당대 최고의 축구스타들이 활약을 하던 시절이었다.

어렸을 때 TV나 라디오를 통해 듣던 중계하는 아나운서들의 "여기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메르데카 경기장입니다."라는 단골 멘트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그리고 중, 고등학교 지리시간에 배운 말레이시아는 열대 과일, 천연고무 및 주석이 많이 생산되는 나라라고만 알고 있었다.


각설하고,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국가로 말레이반도와 (서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북부에 위치한 동말레이시아로 이루어져 있다. 수도는 말한 것처럼 쿠알라룸푸르이다. Kuala Lumpur가 발음하기에 다소 길기 때문에 현지에서 통상 KL이라고 부른다.

KL은 서울과 같은 수도이고 행정수도는 KL에서 약 30km 떨어진 푸트라자야 (Putrajaya)이다.


국교는 이슬람교이며 말레이계가 약 70%, 중국계 22% 아울러 인도계가 약 6%인데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다민족 사회이기 때문에 공용어는 말레이어이지만 영어, 중국어, 타밀어도 널리 사용된다.

영어는 전국적으로 통용되므로 말레이시아 여행 시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혹시 말레이시아 국왕이 선출직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보통 입헌군주제 하에서 국왕이라고 하면 국왕의 권력이 헌법으로 제한되고 의회와 정부가 실질적인 정치 권한을 갖는데 영국 등의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의 경우 영국 등의 경우와 달리 국왕을 선출한다.


즉, 술탄이 있는 9개 주에서 5년마다 돌아가며 선출되는 독특한 '윤번제 선출 군주제'를 운영한다.

총 13개 주 중 술탄이 존재하는 9개 주의 술탄들이 모여 비밀 투표를 통해 국왕을 선출하며 전통적으로 정해진 순번에 따라 교대로 국왕직을 수행하게 되고 연임 없이 5년 임기 후 물러나게 된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에는 싱가포르처럼 중국계의 비율이 높은 주가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페낭주이다.

페낭주는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싱가포르와 같이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을 시도하였는데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페낭섬을 육지화하게 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페낭섬과 본토를 잇는 교량을 건설하게 되며 그 페낭대교를 현대건설에서 시공하였다.

페낭대교는 현대건설이 1985년에 완공한 교량이며 총연장 13.5km의 초대형 교량으로 완공 당시 아시아에서 최장 교량이면서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긴 교량이었다.


이 교량의 성공적인 건설로 인해 현대건설 자체로는 해외 교량 건설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됨과 아울러 말레이시아 내에서 현대건설과 한국인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자, 이제 말레이시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으니 그럼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말레이시아에서의 생활을 올려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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