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o Jun 08. 2024

롯데관광개발

시대의 흐름이 주가의 상승을 견인해 줄까?

나는 대부분의 자유시간을 인터넷에서 글 읽는 데 사용한다. 그중 대부분은 블로그이고 투자와 주식에 관련된 글이다. 이 글에서 저 글로 메뚜기처럼 튀어 다니다 보면 사람을 빨아들이는 글들이 있다. 일부 글들은 쓰신 분의 글솜씨가 워낙 뛰어나서 그런 경우도 있고 다른 일부는 특정 기업에 대한 전망과 예측이 논리적이고 매력적이어서 그렇다. 소형주에만 투자를 하는 나도 가끔 이런 글들을 발견하면 시험 삼아 조금씩 사 보고는 한다. (물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혹해 산 주식은 금방 팔아 치우기 때문에 수익이 많이 나지는 않는다.)

오늘은 최근 내가 읽은 글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롯데관광개발에 대한 이야기다.


롯데관광개발 (코스피/032350/9,880원/시총 7527억)


롯데관광개발은 그랜드하얏트제주를 운영하는 회사이다. 특히 호텔 부문보다는 그랜드하얏트제주의 카지노 사업이 핵심인 회사이다. 아래 매출 분포를 보면 왜 카지노가 핵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1월에서 5월까지의 누적 실적

카지노의 실적 견인이 눈부시다. 2024년의 1월 ~ 5월의 호텔 매출액은 작년에 비해 1% 감소했지만 카지노의 매출은 3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주가는 작년 6월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작년 8월쯤 중국인의 단체관광이 풀려서 그 기대감에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였으나 기대만큼 실적이 따라오지 않자 모든 상승폭을 반환하고 작년 6월의 주가와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위 표에서 알 수 있듯 조금 늦게 따라온 실적 향상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돈은 천지차이지만 말이다.

그럼 카지노의 매출이 왜 성장했는지 알아본 뒤에 지속 가능한지 그리고 그것을 넘어 새로운 고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국내에서 내국인이 입장할 수 있는 합법적인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다른 카지노는 모두 외국인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 그중에서도 롯데관광개발의 제주 그랜드 하얏트는 제주도에서 카지노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 정도가 경쟁사라고 볼 수 있지만 그랜드 하얏트는 코로나 시절에 지어져 최신의 시설을 가지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제주의 카지노를 즐기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중국인이다. 제주도의 중국인 입국이 굉장히 자유롭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기에 잠시 중단되었지만 중국인은 여권만 가지고 있다면 제주도에 30일간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기 위해 비자를 발급받는 것도 웃기고 아무래도 중국 공산당 간부들의 눈치도 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카지노에서 놀기 위해 비자를 발급받는 것이 중국 VIP 들에게 썩 유쾌하지 않으리란 생각은 시진핑의 마카오 정책 때문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010935?sid=103

중국인의 카지노에 대한 수요는 많으나, 미국으로의 국부 유출 등을 이유로 하여 시진핑은 마카오 규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는 중국 VIP 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실제로 중국인들이 많이 들어오는지 알아보자.

확실치는 않지만 크루즈 여행으로 오는 단체 여행객의 경우는 대부분 카지노를 방문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전체 제주도 외국인 입도객을 보기보다는 항공 이용객과 카지노 입장객을 보는 것이 실적과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소수의 VIP들이 실적을 좌지우지하다 보니 입장객과 굉장히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갖지는 못하는 것 같다. 경향성 정도로만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노선이 많아지면 잠재적으로 항공 이용객도 늘어나리라고 보고 아래 키움증권 리포트에 올라간 내용으로 관광객의 증가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본다.



리스크는 롯데관광개발의 막대한 채무 수준이다. 솔직히 부채 수준을 보면 도저히 매수할 수가 없는 기업이다. 심지어 24년 3월 제출된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는 계속기업에 대한 의문까지 표시되고 있다. 최근 진행된 롯데관광개발의 자산 재평가도 자본 잠식에 빠지는 기업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보통 주식 투자에 부정적 역할을 하는 전환사채도 엄청나게 많은데 오히려 주가가 올라 전환이 된다면 부채 비율에 긍정적 작용을 할 테니 이걸 호재로 보아야 하나 고민이 될 지경이다.


다만 감사보고서에 적힌 것처럼 작년까지만 해도 롯데관광개발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돈을 갚아 나갈 능력이 생겼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막대한 부채에 대한 이자보다 영업이익이 커야 당기순이익이 양수가 되고 원금을 갚아나갈 것이 아닌가? 이미 지고 있는 빚이 너무 많아서 그 이자만큼 영업이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롯데관광개발은 기존 부채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의 영업 실적이 어느 정도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은행에서 좀 더 유리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것이다.


http://m.thebell.co.kr/m/newsview.asp?svccode=00&newskey=202405170101499890107690


리파이낸싱이 어느 시점에 진행될지 외부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소한 11월 전에는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고 계절적 여행업의 성수기인 3분기와 비슷한 시점에 이루어져 준다면 겹호재로 시장에서 인식할 것 같다. 그러면 주가 수준이 엄청 높지 않은 이 시점에 주식을 사두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주식 투자는 독자 본인의 책임이며, 저는 언급된 종목을 가지고 있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종목을 따라 매수하지 마시고 어떤 논리로 접근했는지에 집중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누구나 자신만의 시간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