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저출산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과 직면하고 있나?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위기'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급락하고 있습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유래없는 세계 최저 수준을 수년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구 감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현재 국가의 존속 가능성, 사회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거대하고 심각한 물음 앞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최근 AI조차 현재의 저출산과 사회 구조가 지속될 경우 2085년에 이르러서는 한국은 국가 존속의 전환점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 땅에 미래를 두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물론 해당 분석이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회 지표를 종합해 보면 이를 단순한 가정으로 넘기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경고로 보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통계청에서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인구 전망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습니다. 긍정 시나리오에서도 합계출산율은 1.34명으로 나타났으며, 중위 시나리오는 1.08명, 하위 시나리오는 0.82명에 불과합니다. 특히 긍정 시나리오에서 조차도 OECD 평균(2022년 1.5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2024년까지 출생한 인구가 본격적으로 생산인구에 도래함에 따른 생산인구의 급감은 이미 확정된 미래이며, 위기는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보고서에서는 2022년 대비 2072년의 고령인구 증가 역시 매우 급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생산연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71.1%에서 45.8%로 줄고, 고령인구는 17.4%에서 47.7%로 증가하며, 유소년 인구는 11.5%에서 6.6%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고령화 속도이며, 단순한 인구 노화 현상을 넘어 사회와 국가 시스템 전반에 걸쳐 구조적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위기를 마주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안일한 측면이 큽니다. 출산율 위기가 매년 언론 보도에 오르내리지만, 다수의 시민은 이를 아직도 체감하지 못하거나 실질적인 위험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먼 훗날의 이야기처럼 여겨지거나, 정부가 언젠가는 해결할 문제로 치부해 버리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저출산의 영향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입생 수 감소로 많은 학교들의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고 있고, 지방 소멸위기 지역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중소도시 기반의 산업 생태계는 인력난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더는 막연한 걱정으로 남겨둘 수 없는 한층 다가온 눈앞의 문제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사회 전반의 대응은 여전히 단기 처방 위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과 제도 구조의 재설계입니다.
더 근본적인 변화, 즉 인구문제를 단순한 숫자의 회복이 아니라 구조 개편의 계기로 삼는 시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각 아래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책 이상의 거대한 사회적 변화입니다. 이 위기는 단순히 아이를 더 낳게 만드는 문제를 넘어서, 청년들이 왜 삶을 이어가고 싶지 않은가, 왜 다음 세대를 책임지기 두려워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거대한 사회적 변화입니다. 청년들의 생존 조건을 완화하고, 사회적 지지 구조를 강화하며, 이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 세대가 처한 현실을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가 만든 생존의 조건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바꾸는 데 사회 전체가 책임을 나눠야 합니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위기는 예고된 재앙이 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위기의 부담을 미래 세대에게 미루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청년들'이기 이전에 우리의 자녀이며, 우리가 함께 책임져야 할 미래 그 자체입니다.
출처: 통계청(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통계청(2024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OECD(Society at a Glance: Asia/Pacific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