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실감나지 않는 새해가 있다니
창창하다면 창창한 20대. 이제 중반에 들어서버렸다.
술 마실 수 있게된지 겨우 4, 5년 남짓인데 알콜성 치매가 왔나? 시간이 때때로 너무 싸르게 흘러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잘 마시지도 않는데, 조금 억울하네. 초콜릿, 아이스크림성 치매면 또 몰라.
1월 1일은 알지도 못한 채 지나갔다. 새벽이 넘어 잠들었고, 일어나 가족들에게 힘없이 말을 전했을 뿐이다.
'해피 뉴 이어...'
그리고 다시 방에 들어갔다. 쉴새없이 샤프를 움직이고, 눈이 빠져라 속이 뒤집혀라 피피티 슬라이드를 팠다.
1월 2일인 오늘, 시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아직이다. 썩 잘 보진 않았으나, 그럴 만 했다.
왜?
공부를 그다지 하지 않았으니까. 벼락치기라 말할 수 있겠다.
후회? 있다. 동시에 인정도 있다.
아니다, 애초에 후회가 있든 말든 무슨 소용인가. 나에게는 회귀 능력이 없는데. 애초에 있어도 또 공부하기 싫어서 안 쓸 거다.
또 공부할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
시험은 시간 감각을 망가뜨린다. 특히 허겁지겁 공부해야 할 때에는 수면 패턴이 망가지는 일은 예사요, 배꼽 시계도 비실비실 삐걱삐걱이다.
잘 먹으면 졸리고, 안 먹으면 힘 없다. 어휴, 번거로워.
하여튼, 거의 새해의 시작을 시험과 함께했다고 보면 된다.
시험은 앞으로도 이어질 거고, 2026년은 시험과 함께한타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으윽, 으윽.
새해는 이렇게 현실에 밀려 사라져 버렸다.
점점 그런 날들이 많아지겠지.
불현듯 눈길을 들고, 그제서야 달력을 넘기는 일은 지금도 비일비재하다. 씁쓸한 일이다.
덜 멍청해지고 싶어 이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멍청해질 일만 잔뜩이라 갑갑하다.
내가 더 의지를 내면 마법처럼 해결될까?
그런데 의지를 내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세계도 있지 않을까?
의지와 행복이 함께 따르는 세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찾아...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