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멍청한 [방학인]의 반성문

생활 패턴이 아주 엉망이야

by 멍텅구리

물론 매일 9, 10교시에 달하는 계절 수업을 듣고 있지만

그래도 방학이다


참고로 저번 시험에서는 살아남았다. 우하하.


방학, 방학.


학창 시절을 되돌아 보았을 때 유일하게 그리울 방학.


초등학생 때만해도 '놀토'라는 말이 있었는데, 즉 토요일에도 학교에 갔다는 뜻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다 알 거 같지만은.


토요일에 가는 학교는 어딘지 느슨했다.


햇살이 아직 따스할 때 집에 돌아갔고,

아이들도 선생님도 주말에 반쯤 잠겨 붕 떠 있었다.


언니 반 앞에서 하교를 기다렸다, 부모님과 집에 가곤 했던가.


토요일에 가는 학교는 마법을 부렸다.


어떤 마법이냐고?


방학을 아주아주 많이 늘리는 마법!


요즘은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초등학생들이 너무 일찍 학교로 가서.

또는 아직도 학교에 가서.


봄방학이 사라지는 추세라던가. 불쌍한 녀석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거기서 또 고등학생.


방학은 자꾸자꾸 줄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는 이제 수험생이라며 보충 수업을 강요했다.


그렇게나 귀찮았던 '방학생활계획표'마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지.


반골 기질이 있었던 나는 '알아서 한다'며 거부했지만.


딱 이럴 때 내 성적에 감사했었다.


보충 수업 빠지고, 야자도 빠지고. 후후후.


이렇게 사라지기만하던 방학은 20살이 되자, 다시 왕창 늘어났다!


3개월, 무려 3개월!


사실 조금 파고 들면 기분이 다소 멜랑꼴리하긴 하다.


등록금, 기숙사비, 생활비며 실습비 등등.


이걸 생각하면 더 공부해야 하는게 아닐까, 싶으니까.


그렇지만 어쩌나, 방학에는 놀고 싶고, 놀 수 있으면 본능을 따르고 싶은걸.


생활패턴은 처참하게 망가지고, 꾹꾹 참았던 드라마를 정주행에 소설도 왕창 읽어서 이북 리더기를 3일마다 충전한다.


신기한 일이지, 이렇게 마구마구 자유를 만끽하노라면, 오히려 살아갈 의욕이 생긴다.


내가 뻗을 수 있는 가지들로 나아갈 수 있다. 글을 쓰고, 공모전에 나간다.


공부라는 이름의 암기에 잠겨 있을 때보다 머리가 돌아간다!


...지금은 계절 수업 중이니 반쯤 멍청하지만. 휴우.


온전히 내 가능성에 집중하지고, 암기 멍청이가 되지도 못하고 왔다갔다 이리저리 빙글빙글 방황하는 지금.


나는 실로 멍청한 방학인이다.


노선을 확실히 정해야 할 텐데, 참. 역시 오늘도 과거에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가 지나가는 나날이 되었다.


어쩌겠는가, 이게 나인데. 어쩌겠는가, 사랑스러운 마이 라이프여.


내가 전부 품겠다. 애초에 선택지도 없지만, 한 번 지나가보다. 지금껏 훌륭히 그래왔듯이.



금요일 연재
이전 26화아주 멍청하아안...[새해 맞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