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nement

어톤먼트

by 그림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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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알고 나니 선뜻 영화를 볼 수 없어서 미루고 또 미뤄두었다. 관객으로서 유혈이 낭자한 장면보다 이런 돌이킬 수 없는 전개가 파도처럼 서서히 밀려오는 화면들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누군가의 행위로 인한 상처는 쉽사리 낫지 않고 오랜 시간으로 남은 삶을 건드린다. 그런 상흔의 감정들은 일부러 잘 숨기도 하는데 영화는 그 숨은 것마저 다 드러내기 때문이라서.


다 자라지 않은 이기가 무턱대고 당해버린 두 사람의 삶을 앗아가 버린다. 내 가슴이 다 옹졸해져 버린 것처럼 로비와 세실리아를 보고 있기가 힘들지만 그 둘의 가슴이 얼마나 짙은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속죄하는 이가 참으로 오랜 세월을 살았다. 영화의 막바지까지 감정을 추스르고 로비와 세실리아의 장면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려 애썼으나, 노년의 소설가가 뱉은 마지막 말에서 그만 감정이 터져버린다. 속죄의 자서전은 소설이었다? 결코 행복한 순간을 갖지 못했던 그 둘에게 마지막 행복의 결말을 주고 싶었다는데 그걸 더러 친절이었다고 말하는 이는 속죄하는 마음인가, 아니면 자기 위안의 용서인가.


영화에 너무 몰입해서 잊을 뻔했지만 제임스 맥어보이와 키이나 나이틀리의 섬세한 순간들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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