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피지컬 로봇이 하나로 이어진 순간
PHYSICAL AI라는 주제 진행된 이번 CES 2026에서 다양한 차세대 신기술들이 공개되며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CES 2026에서 보여진 차세대 신기술들을 보며, 지난 12월 삼성동에서 있었던 대기업 회장들의 깐부 회담이 미래 산업의 거대한 예고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엔비디아는 CES의 오프닝을 열며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공개했다. 그야말로 게임 체인저인 '베라 루빈(Vera Rubin)'은 현세대인 블랙웰(Blackwell)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이 플랫폼은 이미 생산 단계에 진입했으며, 2026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 괴물 같은 칩의 성능을 뒷받침할 핵심 요소인 반도체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가 사용 될 수 있도록 HBM4 생산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했으며,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사양에 맞춘 샘플 제출과 테스트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같은 CES 무대의 다른 쪽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다. 현대차의 로봇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선보인 차세대 피지컬 AI 로봇 '현대 아틀라스'는 단순한 시연용 기계가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투입을 전제로 한 존재였다.
현대차는 이 로봇들이 2028년부터 현대차의 스마트 팩토리에 투입되어 인간과 함께 고난도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로봇을 ‘보조 수단’이 아니라 ‘노동 주체’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이 지점에서 세 개의 흐름이 하나로 겹쳐 보이기 시작한다.
물리 세계에서 움직이고 판단하는 피지컬 AI 로봇의 두뇌에는 고성능 AI 연산이 필요하고, 그 연산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의 칩이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엔비디아 칩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부품은 고대역폭 메모리이며, 그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 중 하나가 삼성전자다. 로봇의 피지컬 ‘몸체’는 현대차가 만들고, 로봇의 ‘두뇌’는 엔비디아가 설계하며, 그 두뇌를 가능하게 하는 기억 장치는 삼성이 맡는 구조다.
이렇게 보면, 삼성동에서의 깐부치킨 회동은 단순히 “잘 아는 CEO들끼리의 만남”이 아니라, AI의 다음 무대가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공유하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까지 AI는 주로 데이터센터와 화면 속에서 존재해 왔지만, 이제는 공장과 물류창고, 실제 물리 공간으로 내려오고 있다. 그 전환점에 필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반도체·로봇·제조를 동시에 이해하는 플레이어들이다.
엔비디아는 연산 플랫폼을 제공하고, 삼성전자는 그 연산을 가능하게 하는 반도체 인프라를 쌓아 올리며, 현대자동차는 AI가 실제로 작동할 ‘몸’을 만들고 있다. CES에서 각각 따로 발표된 것처럼 보였던 이야기들이, 시간을 두고 보면 하나의 가치사슬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연결의 출발점에, 치킨을 먹으며 마주 앉아 있었던 세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은 꽤 상징적으로 느껴진다. 이제 곧 로봇이 노동을 수행하며, AI가 물리 세계로 내려오는 순간이 현실이 될텐데,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 삼성동에서의 그 깐부치킨 회동이, 사실은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