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야만 비로소 안정감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집단 속에서 다른 사람을 모방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경향을 지닌다.
그 흐름에 맞춰 살아갈 때 우리는 안도하고, 다르게 사는 순간 어딘가 어색하고 불안해진다.
한국 사회는 그 집단의 에너지를 극대화해 압축 성장의 신화를 써왔다. 짧은 시간에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경제 상위권으로 올라섰고, 우리는 이제 ‘선진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도로는 넓어졌고, 건물은 높아졌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그 어느 나라보다 세련되었고, 서울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가 되었다.
삶은 풍요로워졌고, 예전과 비교하면 ‘충분히 잘 살고 있는’ 시대가 되었는데, 어째서 점점 더 불안하고, 작아지는 느낌이 드는 걸까?
처음엔 별일 아니었다. 해외여행 자주 다녀오는 친구가 부럽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선배가 눈에 밟히고, 갑자기 부동산으로 대박이 난 지인은 어느덧 직접 연락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었다. ‘나만 제자리에 멈춘 듯한 기분’이, 조금씩 일상을 잠식해 들어왔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비교를 구조화한 특이한 장치가 있다. 바로 아파트 문화다. 표준화된 외관과 평수, 동별 브랜드, 단지 규모, 커뮤니티 시설까지.
그 어떤 기준도 없이 비교할 수 있는 사회라면, 한국은 그 기준을 ‘설계’한 사회다.
“몇 평 사세요?”라는 말은 때로는 소득을, 계급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묻는 질문이 되었다. 28평, 34평, 42평, 59평…
숫자는 어느새 존재의 서열이 되었고, 우리는 그 위에 자신을 얹어놓은 채 서로를 가늠한다.
그런 사회에서, 나는 자주, 무의식 중에 타인의 삶에 나를 끼워 맞춘다. 그러다가 어딘가 지쳐서 멈춰선 순간, 불쑥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나만 못난 것 같아.” 그 문장을 부정하고 싶지만, 자꾸만 마음이 그 쪽으로 기운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정신승리를 시도해보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들을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남들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있었고,
그 의식함이 나의 삶을 서서히 침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용히 생각했다.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조금 작게 보여도 괜찮지 않을까.
자랑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남의 시선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건 불가능할까.
그래서 결심했다. 의식하지 않기로.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나를 살리는 삶을 선택해보기로.
이 책은 그 결심에서 시작되었다.
자랑하지 않아도 충분한 나,
비교하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나,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작지만 근본적인 여정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이 글은 출간 예정 도서 《의식하지 않는 용기 – 비교와 자랑을 내려놓다》의 프롤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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