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면서 실존주의적 질문이 한번씩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저 또한 그런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에 집필한 책이 바로 <살해되려는 욕구> 였습니다.
실존주의는 특유의 무게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부정적인 어감이 강합니다. '실존주의'라는 말을 들으면, 우중충한 하늘이 연상되고 '우울증' 이나 '자살'이 관련어로 떠오릅니다. 때로는 '통제불능의 상태', '삶의 이유' 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인간 실격>이나 <시지프스 신화>, <구토> 등 실존주의를 다룬 서적들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실존주의가 인생이라는 본질을 논의를 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어린 시절에 실존주의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격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카뮈나 사르트르, 하이데거를 접하면,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무기력함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살해되려는 욕구>를 집필하기 전까지 실존주의는 자살을 합리화하기 위한 철학적 방패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세상을 나름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실존주의가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브런치북에서는, 제 스스로는 극복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따금씩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불안과 고민, 그리고 그곳에서 느낀 점을 써보려고 합니다. 글들에는 <살해되려는 욕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책과 영화에서 마주한 이야기들과 제 개인적인 생각들에 대한 정리입니다. 이 브런치북은 제 내면의 대화의 기록이기에, 자칫 모든 것을 깨달은 성인(聖人; Saint)이 세상을 관조하며 정답을 말해주는 것처럼 들릴 수 있음을 견제하고자 합니다. 이 글들은 철저히 개인적인 경험이며, 정답이 아닙니다. 실존주의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처럼, 인생의 주인은 당신이기에 당신만의 정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