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홍 기자
운용규모 30% 이상 급증…대출 제한 영향
국공채 투자, 수익성 지표 악화
인터넷은행들이 유가증권 운용 규모를 30%이상 늘렸다. 가계대출 성장세가 제한되면서 저원가성 예금을 통해 확보한 수신자금을 대거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출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시중은행과의 경쟁력 확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원화 유가증권 운용액은 올해 상반기 평균 잔액 기준 26조3532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누적 평균 잔액(19조9630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6조3902억원(32%) 늘어난 액수다.
연간기준으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조6336억원(15.2%)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6개월 동안 증가폭이 지난해 연간 증가폭의 두 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유가증권 운용액이 지난해 14조3866억원에서 올 상반기 18조4872억원으로 28.5%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5조5764억원에서 7조8660억원으로 41.1% 늘었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인터넷은행의 유가증권 운용액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 운용액은 1.5%(4조679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대출 등의 주 수익원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가계대출이 막히면 기업대출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지만, 인터넷은행은 법으로 대기업 대상 대출이 금지돼 있다. 중소기업 대출만 가능하도록 돼있다.
유가증권 투자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주로 투자하는 것은 단기 국공채이다. 수익성을 보면 대출보다 낮다. 실제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유가증권 자산의 지난 상반기 평균 이자율은 연 3.61%로, 대출금(연 4.42%)보다 0.8%포인트 가량 밑돈다.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2.09%에서 2분기 1.92%로 3개월 만에 0.17%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1.41%에서 1.36%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중소기업만 인터넷은행은 취급할 수 있는데, 국공채 위주에서 (자산운용 범위를) 작년부터 범위를 다양화해 공사채, 은행채, 더 나아가서 채권형 수익증권으로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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