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홍 기자
미국발 상호관세, 금융지주 건전성 직격탄
KB·신한·우리·하나금융…외화자산 관리 모드
4대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비상등이 켜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상호관세 부과 서한을 보내고 협상 시점을 번복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환율이 상승할 경우 금융지주들의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다. CET1이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상반기까지 순항하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장 초반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6.6원 오른 1374.5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372.0원에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웠다. 환율이 1370원대로 출발한 것은 지난달 23일(1375원) 이후 15일 만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질 경우 1380원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서한에서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되, 시점을 다음달 1일까지 유예하기로 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CET1이 하락한다. CET1은 손실을 가장 먼저 보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순수한 자본력을 나타낸다. 금융사의 자본은 크게 보통주자본과 기타기본자본, 보완자본으로 구성되는데, CET1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수치다.
RWA는 대출금이나 유가증권 등 금융사가 보유한 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각각의 위험성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값이다.
통상 환율 급등은 RWA 증가로 이어진다. 산식을 감안하면 CET1를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보유하고 있는 외화 자산의 원화 평가액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RWA도 증가한다. 분모에 들어가는 위험가중자산이 커지므로 CET1 비율이 내려가는 것이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CET1은 평균 0.01~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CET1 비율을 13~13.5%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목표치를 웃도는 자본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CET1 하락은 밸류업 전략의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환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각 금융지주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발 상호관세 정책에 대해 한미 양국이 ‘랜딩존’(landing zone·합의 가능 범위)에 도달하기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선제적으로 환율 영향도를 감안한 내부 전략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KB금융은 외화환산 손익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각 계열사별 환헤지를 적극 실시하는 등 그룹 차원의 영향도를 고려해 외환포지션 노출도를 관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상호관세 여파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인 외화채권 발행을 통해 충분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 지난 7일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5억 달러(한화 약 6839억원) 규모의 글로벌 선순위 외화채권 공모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외에 우리금융은 계열사별로 RWA목표치를 설정하고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으로 매주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역시 시장 변동성 확대와 금융·실물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내·외부 자금흐름 현황과 조달금리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 ▲위기 상황에 대비한 비상조달 및 공급계획 점검을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상호관세 정책은 유가상승과 인플레이션 촉발할 수 있다”며 “자본시장과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단적인 예로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면,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발생할 수 있고 연장선상에서 반도체와 수출주 중심으로 주가 하방압력이 커진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지주사의 자본비율에도 영향을 주는데, 이럴 경우 배당확대 등의 주주환원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에 악순환(vicious Circle)에 접어들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외화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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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프리존(newsfreez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