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책 읽기 시간에 "내가 만약 노든이라면, 코끼리 고아원에 남을 것인가? 바깥세상으로 떠날 것인가?"에 대한 의견과 까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책의 일부분을 필사했다.
필사한 부분은 떠나는 코뿔소를 배웅하며 코끼리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
"하지만 너에게는 궁금한 것들이 있잖아. 네 눈을 보면 알아. 지금 가지 않으면 영영 못 가. 직접 가서 그 답을 찾아내지 않으면 영영 모를 거야. 더 넓은 세상으로 가. 네가 떠나는 건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괜찮을 거야.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세상에 있을 또 다른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 거야."
- 긴긴밤 15쪽 코끼리 할머니(출처)
"선생님은 너희가 노든처럼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길 바라. 바깥세상에 있을 또 다른 누군가가 너희들을 만나 다행이라고 여기게 되길, 만나서 다행인 사람, 만나서 행복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
솔직히 선생님이 가르친 곱셈이나 나눗셈은 몰라도 괜찮아.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말 필요한 건 남들보다 공부를 좀 더 잘하고, 많이 아는 게 아니거든. 정직한 태도,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마음,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기 위한 선택처럼 삶을 살아가는 바른 태도를 배우는 것이 정말 중요해. 지금 너희는 그런 태도를 연습하고 배워가는 과정에 있어. 그러니 실수하고 잘 못해도 괜찮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선생님이 요즘 읽고 있는 <회복탄력성>이라는 책에 보면 카우아이라는 섬에서 태어난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어른이 될 때까지 추적 조사하는 연구를 해.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알코올 중독이나 범죄자가 된 경우가 많았지. 그런데, 30% 정도는 그런 나쁜 환경 속에서도 멋지게 성장했어. 이유가 뭐였는지 알아? 그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 주고 받아주는 존재가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은 있었기 때문이래. 선생님은 책에서 그 부분을 읽고 마음이 울컥했어. 내가 그 한 사람이 되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지금 난 잘하고 있나? 그런 반성을 하게 됐거든.
앞으로 긴긴밤을 읽어가다 보면 알겠지만, 노든은 앙가부에게 초원을 달리는 꿈을 꾸게 해주었고, 치쿠와 함께 알을 지켰고, 알에서 태어난 펭귄에게 그가 나아가야 할 바다를 알려줬어. 앙가부와 치쿠, 펭귄에게 노든은 참 다행인 존재가 되어 준 거지. 코끼리 할머니의 말처럼 말이야.
선생님은 너희들이 누군가에게 삶의 의미가 되는 사람으로 커가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선 너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겠지? 우리가 이 책을 읽는 건 그런 의미를 찾기 위한 지도를 만드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