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온갖 사건으로 가득한 세상의 목덜미를 잡아 익사할 때까지 물살 아래로 밀어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강 아래쪽으로 떠내려 보냈습니다. 텅 빈 침묵의 공간이 사방으로 확장되고, 내 존재도 따라 커지면서 그 안을 채웠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나는 들려오는 소리들을 감상할 수 있었고, 어떤 소리든 음악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헨리 데이빗 소로우.
그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온갖 시끄러운 목소리로 가득한 내면의 목덜미를 잡아 익사할 때까지 물살 아래로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는 폭포 아래쪽으로 떠내려 보냅니다. 그야말로 텅 빈 침묵의 공간이 사방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합니다. 제 존재도 따라 커지며 그 안을 채웠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나는 들려오는 진정한 소리들을 감상할 수 있었고, 어떤 소리든 고요 속의 세밀한 음악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소로우는 블레이크에게 올해 일어난 일들에 대해 묻습니다. 그의 물음에 제가 대답하고 싶어 집니다.
올해는 수확이 많다고요.
새벽에 이루어지는 독서와 문호들의 이야기로 한 해의 농사를 지었다고요. 유익한 다툼이라면 저와 나눈 다툼이겠지요? 기존에 묶여 있던 저와 새로 일깨워진 저는 수많은 다툼 속에도 파종기와 수확기에 응답해 줄 겁니다.
넓게 펼쳐진 옥수수밭과 같지는 않지만 제 사유의 밭은 듬성듬성 작물을 뽑아 올리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대견한지요.
전 초보농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곧 떼버리기를 바랍니다.
지난봄은 큼지막한 후회를 심어두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쩌면 그것마저도 삶의 훌륭한 소스가 되어가고 있을 겁니다.
이웃 농부 할머니들은 식량을 충분히 장만해 놓고 공공근로로 농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도 저도 삶에 필요한 도움은 충분히 얻고 있어요.
생의 파종기에 저는 또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을까요?
오늘 글은 소로우의 문장을 데려와 제 이야기로 채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