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으로 먹었던 고기도 정말 적게 먹었으나
계속되던 과식에 얹힌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 때문에 거의 끝마친 일정에 피해를 줄 수 없었기에 꾹 참고 식사를 마친 후 광안리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사실 8시에 시작하는 드론쇼를 같이 보고 싶었는데
다들 배가 고픈상태로 저녁 식사를 아주 만족스럽게 끝마쳤더니 시간이 훌쩍 가버려서 드론쇼는 놓쳤지만 광안리 바다와 광안대교는 볼 수 있었다.
광안리 앞 편의점에서 소화제를 사서 마셨지만 광안리바다에 머무를 때까지는 정말 기억이 잘 안 난다.
밤바다.
모든 것이 너무 좋았지만 얼른 기차에 타서 쉬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던 순간이기에 자꾸만 친구들에게 빨리 가자고 한 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다.
이렇게 다 같이, 타 지역 여행은 쉽지 않은 일인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꽉꽉 채워 놀고 싶어 했는데 분위기도, 시간도 나 때문에 지체된 것이 없지 않으니 너무나도 미안했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바다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대구에서 건너온 아주 열정 넘치는 열여섯들아닌가.
우리는 기어코 단체 사진도, 넘어지는 영상도 찍고 예상보다 아주 늦게 부산역으로 출발했다.
10분만 일찍 출발했어도 그 정도로 뛰진 않아도 되었겠지만 바다를 즐기는 순간이 너무나 좋았던 우리 여자멤버들과 그 와중에도 나를 걱정해 주던 남자멤버들이 섞여 시간이 점점 더 딜레이 되었다.
결국 지하철 시간을 5분도 채 남기지 않고 우리는 달려야 했다.
그때는 정말 정신을 잃을 뻔했다.
내 위의 위치가 어디인지 정말 잘 알 수 있는 몇 분이었다. 너무너무 아픈데 이 지하철을 놓치면 대구에 못 올 위기였기에 지나고 보니 잘 뛰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당시는 정말 위기였다.
그렇지만 정말 감동이었던 건 친구들이 계속 챙겨주고
걱정해 줌과 동시에, 나와 함께한 낙오멤버는 끝까지 내 뒤에서 같이 뛰어주었다.
사람이 극한의 상황이 닥치니 전우애가 상승하는지
정말 너무 고마웠다.
먼저 뛰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모든 친구들이 나를 걱정해 주는 게 너무 고마웠고, 또 너무 미안했다.
하여튼 그렇게 가까스로 탄 지하철이 끝이었으면 좋았으려 만 우린 환승을 해야 했다.
결국 우리는 또 뛰어야 하겠다 예상했지만 다행히도 바로 앞에 환승칸이 있어 우린 다 같이 환호했다.
우린 결국 해내고야 말았다. 제시간에 기차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정말 까딱하면 놓칠 뻔했다.
부산역에 내리자마자 빠르게 역 아래로 내려갔지만
우리가 탈 기차는 벌써 와 있었고 심지어 우리 기차는 1호차였기에 17호차에서 탑승해 칸마다 문을 열며 한 칸 한 칸 지나갔다.
그래도 탔다는 안도감에 우리는 전부 다 안심했고 무사히 대구로 가는 KTX를 탈 수 있었다.
조금 자다가 또 일어나서 수다 좀 떨다 보니 어느새 대구에 도착해 있었다.
소음도 많고 덜컹거리던 무궁화 기차를 타다가 아주 조용하고 쾌적한 KTX를 타니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내리기가 너무 아쉬웠던 터라 우리는 그냥 모른 척하고 계속 타고 갈까? 하며 얘기했지만 우린 결국 동대구역에 내렸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 가득하게 동대구역에 내리고 우리가 탄 기차를 떠나보내며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타고 온 이 기차와 이 시간은 다시 못 볼 터이니
더욱 아쉬울 따름이었다.
괜히 졸업하는 기분이 들었다는 친구도 있고
나와 같이 울컥했다는 친구도 있고
다음에 또 가자며 다음을 기약하는 친구도 있었다.
정말 같은 곳에 다녀왔지만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에 신기함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의 첫 타지여행.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한 첫 여행.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추억 중 하나로 남겨둘 것 같다.
모처럼 힘들 때면 꺼내보는 기억 중 하나로 요긴하게 써먹을 것 같고, 또 살면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떠올릴 기억을 하나 추가했음에 기쁜 여행이었다.
나의 첫 기차여행의 추억을 너희와 함께 채울 수 있어서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해
우리 조만간 또 가자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