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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송 Mar 05. 2023

#6. 스스로에 대한 믿음

여섯 번째 수기

개강은 목요일이었지만 이번 학기에는 목요일이 황금 같은 공강 날이라 나에겐 오늘이 개강 첫날이라 할 수 있다. 방학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다시 나를 학기의 시작 앞에 데려다 놓았다. 아니 이미 시작했다.



개강 당일, 3월부터 있을 중요한 일들에 부쩍 가까워졌다는 사실이 체감되면서 미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래도 막상 학교에 가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반가웠고 변화된 일상이 은근히 또 설렘을 가져다주었다.



무용이론 강의 시간, 교수님께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시키셨다. 관심사에 대한 같은 학과 친구들의 짧은 발표를 들으면서 대답의 유형이 두 가지로 나뉘는 것을 느꼈다. 요즘 들어 느끼는 부분인데, 대학교 1, 2학년을 어떻게 보내왔는지가 딱 3학년이 되고 나니 더욱 극명하게 보이는 것 같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낸 친구들은 목소리에서부터 자기 확신과 곧음이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었을까.



대학생이 되고 나서 '1, 2학년 때는 열심히 놀아야 한다'라는 선배들과 어른들의 조언을 생각보다 정말 많이 들었다. 3학년 때부터 시작해도 된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놀기만 하는 것에 그리 동의하지 않는다.



크든 작든 항상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기도 하고, 늘 곁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시는 부모님과 선생님 덕분에 경험과 배움 곁에서 지내는 것을 늘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겼던 것 같다. 그렇게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렇다고 지금 나의 앞날이 그려지고 보이는 건 아니다. 앞으로도 평생 모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이러한 과정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또 어떤 사람인지를 정말 많이 알게 해 주었다.


 

후배가 조언을 구한다면, 꼭 1학년 때부터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탐색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저 고민과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움직이고 행동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을 갖춘 시기이다. 나는 20대 초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삶에 대한 가치관은 다르고 인생에는 정답은 없기 때문에 이것만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열심히 1, 2학년을 보낸 결과 후회는 없었고 값진 시간으로 남았다고 생각된다.



2년간의 대학생활을 생각해 보면, 나에게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불안과 의심이 드는 막막한 순간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찾아왔지만 쉬거나 멈추지 않았다. 지나고 보니 그 시간들이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열심히 살다가도 정지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은 찾아온다. 분명히. 이때 멈추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확신이 들지 않아도, 하기 싫어져도 참고 끝까지 해봐야 한다. 하기 싫고 멈추고 싶은 순간, 그 순간을 잘 버텨야 한다.  



나라는 사람에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꾸준히 자기 암시를 해오고 있다. 춤을 추며 사는 인생이 안갯속을 걷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데, 셀프 주문을 거는 것이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가져다준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사람이 성공한다"


나는 이 말을 너무나도 신뢰하기 때문에 현재도 내가 이 말을 완전히 믿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되새기고 또 되새기려 노력하고 있다. 확신을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그것을 억지로라도 믿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 믿음.

믿어야 한다. 자신이 하는 모든 경험과 노력들이 보답받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것을. 크고 작은 경험들이 하나 둘 쌓이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이전보다 큰 확신과 믿음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아주 긴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한 길을 11년째 걸어오며 깨닫게 된 점이다. 또 2년간의 대학생활을 통해서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던 시기에 우연히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대학 졸업 때 했던 연설 글을 보게 되었다.


내가 대학에 있을 때, 앞을 내다보면서 점을 연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뒤를 돌아보니 그 점들은 정말 명확히 연결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 여러분들은 미래의 점들을 연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미래의 점들을 어떻게든 열결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그 믿음이 자신감이 될 것이고 인생의 차이를 만들 것이다.


이 글을 읽자마자 나의 일기장 첫 페이지에 바로 적었다. 완전히 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2년간의 대학생활을 통해서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다. 위로가 되는 글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이 글을 통해 위로, 그리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흔들리는 시기에 자신을 한 번 더 믿어보자.




인생이란 뭔지.. 계속 계속 생각해도 모르겠고 어려운 부분이다.


일단은 위 글의 내용처럼, 미래의 점들을 어떻게든 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보려 한다.

적어도 올해는 무조건적으로 믿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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