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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kajo Jun 18. 2024

20240306

사피엔스, 주유소습격사건, 안 x상, 트레인스포팅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부의 재분배를 위해 울부짖던 80년대 낭만 민주투사들.

그들은 불발된 사제 폭탄을 미 문화원에 설치했으나 미수에 그친 뒤 자본주의의 늪에 점차 스며들고 만 것이었다.


거리에서 팬시한 것들을 두들기고 짓이겨 찢어발기던 그들은 전자기기와 자동차 그리고 그들 소유의 집을 말미암는다. 그들은 서울역 앞에 나앉아 술을 마시는 노숙자를 가족들과 스쳐 지난다.

 

그들의 일원이었던 남자의 호흡이 가빠온다. 남자는 그런 지난 것들을 생각한다. 그는 망가져버린 기도로 삶에 대한 몇 번의 호흡을 이어나가는데.


그는 지나온 삶을 생각할 적에 숨을 내쉰다.


그는 결국에 원하던 것을 이루지 못하고 생의 끝자락으로 향하고 있다. 어렸을 적 거리의 포르셰를 훔쳐 액셀을 밟던 시절을 기억한다.  그가 운전하는 차량의 조수석에 있던 남자는 지금 입지전적인 중견 배우가 되었고 그 뒤에 앉아 창밖을 내려다보던 자는 의원이 되었다.


그때 트렁크에 납치되었던 포르셰의 주인은 한 여자를 겁탈하려는 찰나에 남자에게 죽도록 얻어맞았는데. 남자는 죽음을 눈앞에 목도 한 지금.


그의 강간 행위에 주먹을 날린 것에 어떠한 의의가 있었는지 생각하며 호흡을 조금씩 내쉰고. 곧이어 다시 들이마 쉰다.


남자는 조금씩 지난 기억들을 되짚어가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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