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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asi kang May 01. 2023

(3) 리더의 자질

  대부분의 회사나 공공기관의 인사철은 1월인 경우가 많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직장,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의 계절이기도 하죠. 그런데 학교는 3월이 새해의 시작입니다. 추운 겨울을 뒤로하고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새학기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교원 인사는 3월을 기준으로 합니다. 시기야 언제가 되었건 늘상 인사철이 되면 마음이 뒤숭숭해집니다. 어떤 관리자가 오는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관리자가 너무 좋다면 계속 있기를 희망할 것이고, 그 반대라면 새로운 누군가를 원하고 있겠죠? 그런데 원하는 사람이 있고,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선호하는 관리자 상이 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관리자를 원하는 것일까요?

  관리자는 곧 그 조직의 리더입니다. 리더란 조직이나 단체 따위에서 전체를 이끌어 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리더가 올바르지 않다면 그 조직은 무너지고 말겠죠.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리더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한 번 따져봅시다. 이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리더와 함께해야 하는지 찾아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상투적인 것 말고 현실적인 면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도 적용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낙하산인지 아닌지 파악해야 합니다. 낙하산 인사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줄을 잘 대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지위까지 올라가기 위해서 온갖 아부와 아첨으로 얼룰진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높죠(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니 너무 일반화하지는 않길 바랍니다.). 이들의 특징은 본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윗 사람으로부터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이렇게 고위직과 연결이 끈끈한 사람을 잘 알면 분명 자신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그 리더의 눈에 들고 열심히 일하여도 열매는 리더가 가져가고 스타 들러리에 머물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 인정을 받을 것이라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등을 토닥이겠죠. 이런 제스처에 감격한다면 당신은 너무 순진한 것입니다. 

  두번째 다방면에 출중한 리더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방면으로 능력이 좋으면 장점이 많지만 그만큼 아랫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자존감이 높아서 지금까지 자기가 해왔던 일의 방식, 성과 등에 대한 과도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의를 주제하지만 대부분 '답정너'일 가능성이 농후하고 일을 가르쳐 준다는 명목하에 자신의 신념을 강요합니다. 어떤 사업이 주어지더라도 본인의 명성때문에 얻어올 수 있었다고 말하며, 그 사업의 열매도 본인이 제일 크게 가져갑니다.

  세번째 자수성가형 리더를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말인가 싶겠지만 일반화해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는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대부분의 자수성가형 리더들은 자신이 고생하던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단지 추억팔이로 하는 말이라면 크게 상관 없겠지만 그 시절의 눈으로 직원들을 판단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공무원 육아시간이 생겼을 때 입니다. 만6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부모는 하루에 2시간의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장치가 마련된 것입니다. 기록적인 저출산에 대응하고자 정부에서 부랴부랴 내 놓은 정책이었죠. 그때 당시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중에 쌍둥이를 출산한 분이 계셨습니다. 위에 형이 한 명 더 있어서 3형제를 키우는 가족이었죠. 물론 맞벌이라 모두가 바쁜 상황이었습니다. 하루는 관리자에게 가서 육아시간을 써서 아이들을 좀 돌보아야 겠다고 말을 했답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모두가 8시간 일을 하는데 육아시간으로 2시간 적게 일을 하면 내년도 인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그 선생님은 더 좋은 학교로 옮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이라 차년도 인사가 무척이나 중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육아시간을 포기하고 학교에 남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공분했었습니다. 그 관리자 입장에서는 자기 젊었을 때는 없던 육아시간이 생긴 것도 배아프고, 지금의 젊은 교사들의 행태도 성에 차지 않았겠죠. 자기 초임 교사 시절을 일장연설하면서 지금의 제도가 잘못되었다고 조목조목 비판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네요.

  네번째 권위의식이 강한 리더는 피해야 합니다. 대부분 이런 유형은 일의 본질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세부적인 문제로 아랫사람들을 힘들게 합니다. 이런 분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결재를 올리면 사전에 구두보고 하지 않았다고 핀잔을 주며(찾아올 때까지 결재를 안하고 있음), 결재 문서를 보고 하는 일이 오탈자나 띄어쓰기를 고쳐주는 것입니다. 회식을 한다고 하면 본인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며 그 옛날 장군처럼 나를 따르라며 분위기를 위압적이게 만들고, 누가 술을 주러 오는지 살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분들은 겉으로는 공정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아부를 잘하는 사람을 더 많이 챙겨주며, 가족 중에 높은 사람이 있다면 특별 대우까지 해줍니다. 공식 회의 석상이나 자유로운 토론에서도 자신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한다면 '건방지다'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합니다. 리더의 역할을 폼을 잡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인데 이런 사람 밑에서는 아부와 아첨만 배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을 해당학교 또는 그 회사의 중점적인 일 외에 부가적인 일을 많이 벌리는 리더는 피해야 합니다. 한 예로 학교에서는 주로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마법과도 같은 말을 앞세워 여러 공모사업을 하게 합니다. 해당 교사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교사로 낙인을 찍습니다. 공모 사업도 어느 정도 교실의 안정화가 이루어진 이후에 추진하면 좋을 것을 학기초 아이들의 이름도 다 외우지 못한 상태에서 푸쉬를 넣는 것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일일까요? 그 많은 사업들을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홍보 자료를 만들라고 요구합니다. 홍보자료 속에는 그 일을 추진한 교사는 쏙 빠지고 대부분 학교장의 이름으로 활동을 홍보합니다. 그 많은 홍보자료와 사업들은 결국 아이들을 위한 것일까요? 회사에서는 오너가 사장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들 월급 사장이라고 하죠. 이들은 회사의 매출을 키워야 오너로부터 인정을 받고 급여와 자리를 보전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의 경우도 관리자에게 월급을 주는 주체가 정부입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공모사업을 더 많이 한다고 관리자에게 월급을 더 많이 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무엇하러 기를 팍팍쓰며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관리자들의 성과급, 교육청 요직이나 직속기관장으로 가고자 하는 욕심 때문입니다. 사실 아이들을 위한다는 말은 핑계일 가능성이 높고 그들의 입신양명을 위해서 위선적인 말장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정도의 부류만 조심해도 스트레스 받을 일은 덜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인사라는 것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나요? 하지만 내가 모시는 리더가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퇴라고 하지 않습니까. 다양한 리더를 경험하고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교훈을 얻는 것도 훗날 본인의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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