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유형 관련 책 읽기 - Attached

by Juventud

최근 친구랑 얘기하다가 애착유형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친구는 자기 전연인이 헤어질 때 이 책을 자신에게 선물했다고 했다. 본인 때문에 꽤나 고생했던 전연인이 주고 간 책이라 읽어보다가 절반정도 읽고 말았다고 했다.

그 이후에 이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그 책을 또 보게 되었고 호기심이 생겨서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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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읽어보는데, 계속 내 전연인이 했던 말들과 행동들이 다 무서울 정도로 똑같이 회피형 애착유형에 서술되어 있어서 놀랐다. 심지어 내가 헤어질 때 들었던 얘기까지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적혀있어서 이 연구 자체가 내린 결론이 놀라웠다고 해야할까. (이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 더 자세히 써보도록 하겠다)



신기한 점은, 나는 내가 엄청난 회피형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오히려 안정형에 가까운, 얕은 회피 성향을 띄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실제로 인터넷 간이검사에서의 결과랑은 다르게, 여기에 나와있는 자세한 검사를 해보니 실제 결과도 안정형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심리상담가들이랑 얘기를 할 때도 내게 회피형 애착 유형은 아니라고 대신 본인 감정에 대한 회피만 좀 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던게 맞긴 한가보다.


이 책은 애착유형에 큰 초점이 맞추어져있지만, 그래도 내 연애와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돌아보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중간중간 이런 저런 생각의 프로세스나 테스트를 할 수 있기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여기서 중간에 내 지난 연애들과 데이트들에서 있던 일을 적어보고, 그 일로 인해 내가 느꼈던 감정, 내가 보였던 애착유형에 대한 분석, 뭐가 무너지는 기분이었기에 그런 행동을 보였는지, 안정 애착을 가진 사람이라면 과연 어떤 식의 반응을 할지 등을 적어보는 파트가 있었다. 놀랍게도 곰곰히 생각하면서 적어보니 이 전에 이별을 하던 상황들은 달랐지만 내가 느낀 기분은 거의 다 비슷했다.


1. 나의 솔직한 감정에 대한 올바른 방식의 communication 없이 쌓인게 폭발하면서 갑자기 화를 낼 때가 많았다.

2. 상대가 안정적인 애착유형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닌 걸 알면서도 그 관계에서 머물렀다.




나는 감정을 보이는 걸 자존심 때문인지 극도로 회피하고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나의 솔직한 감정을 누군가에게 말로 풀어 설명하는걸 왜인지 내가 지는 것 같고 자존심을 깎아내리고 vulnerable 한 존재가 된다고 느끼는 것 같다.


전에 상담사분이 나에게 성장과정에서 잦은 이사를 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끊임없이 사귀어야했던 어린 시절에서, 자연스럽게 슬픔, 서운함, 속상한 어두운 모습은 숨기고 그저 밝은 모습만 보여주려던 생존방식이었던 건 아니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정말 머리를 맞은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내 지난 연애들을 돌아봐도 나는 애착형성할 때에 특히나 나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말하지 않고 밝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엄청나게 숨겨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도 모르게 엉뚱한데서 폭발을 해버리고 싸움을 키우고 이별을 말하곤 했다. 이번 이별에선 커뮤니케이션이 더 안 되고 속좁은 전남친을 만나서 뻥 차이는 데 일조를 했다.

전남친이 삐져서 (혹은 회피형 수동공격의 일종으로) 침묵을 유지할 때도 서운하다고 말을 하기가 힘들어서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느라 스트레스는 있는대로 다 받았었다. 좀 더 내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좋은 방식으로 얘기를 했다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고 앞으로 잘해야지.




애착유형을 공부하고 내 문제를 알기 전에, 나도 애착을 느끼고 편하게 느낀 상대에게 내 감정에 대해 솔직히 표현을 해본 적이 있다.

그 아이는 그런 얘기는 자기를 너무 힘들게 한다면서, 늘 문을 잠그고 방안에 들어가버리거나 전화를 끊고 내 전화들을 무시하거나 대화 중에 방을 나가버리기 일쑤였다. 감정적으로 얘기하지 말라고 하면서 내가 현재 느끼는 감정을 쏟아놓는 하는 얘기는 나중에 이성적으로 정신 들면 얘기를 하라면서 다 무시를 했었다. 진정하고 얘기를 했을 때 역시 크게 받아들여진 적은 없었다. 이 때 막연히 생각했었다. "내 다른 전 연인들이 참 얘기를 잘 들어준 거였구나. 이런 대화조차 안 되는 사람은 만나지 말아야지."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그 생각이 뭐였는지 깔끔히 정리가 되었다.


Attached 책에서는 안정형 애착유형을 가진 사람이라면 파트너의 요구나 문제제기를 잘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고 파트너의 well-being 에 가장 신경을 쓸 것이고 파트너의 요구에 응답가능한 옆에 기꺼이 있어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라고 반복해서 표현을 한다. 내가 고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건, 이렇게 서로의 요구를 들어주고 얘기를 나누는 게 편안한 안정형인 상대를 만나는 것일 것이다. 그게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서로를 상처주면서 힘든 연애는 하지 말고 미련을 두지말고 깔끔히 돌아설 수 있는 강단도 가지도록 하자.

나 또한 그런 사람을 만나서 연애를 한다면 그 땐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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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해결은 문제의 인식에서부터 시작을 한다.


나는 이제서야 내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가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나를 뭔가 불편하게 하는게 있거나 나의 니즈가 있다면 솔직하게 얘기로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연습을 하려 한다.

나 스스로의 감정을 가장 솔직히 받아들여주고 회피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또한 그걸 잘 받아들여주고 서로의 니즈에 대해 열린마음으로 소통이 되는 상대를 만나려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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