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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rest Dec 17. 2023

예술의 이유

현대 자본주의 사회, 특히나 요즈음의 사회에서 예술은 쓸모없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예술은 돈낭비‘라는 뉘앙스의 비아냥거림이 일반대중을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 ‘어째서 인간은 예술을 해온 것일까?’ 쓸데없다고 치부받는 예술이 어떤 이유로 인류의 머나먼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문에 접근하기 위해선 우선 예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예술에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 조건과 정의가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하이데거의 정의’를 더욱 신봉한다. 그가 정의하는 예술은 다음과 같다.


예술이란 작품을 통해 전해지는 작품 너머에 있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정신적이고 추상적인 무언가이다



나는 이러한 정의에 적극 동의한다. 솔직히 하이데거라는 인물을 알기 전부터, 처음 문화생활을 시작했던 그 순간부터 그처럼 생각해 왔다. 예술은 작품에 깃들어 있지만 작품 그 자체가 예술은 아니다. 예술은 그 작품을 통해 전달되는 의미에 담겨있다. 그렇기에 예술이 다양하게 느껴질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예술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배울 수 있다고 단언한다. 예컨대, 글로만으로는 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학습에서도 교재를 통해 배우지만 우리가 깨우치는 것은 교재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심지어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추상적인 의미이다. 그리고 그것을 한 뇌에서 다른 뇌로 전달하는 매체가 글이었을 뿐이다. 그 의미가 복잡해지고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수록 우리는 언어의 한계에 봉착하여 깨닫고자 하는 본질로 다가가지 못한다.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예술이 필요하다.


인간 삶에서 알아야 하지만, 그 전달이 쉽지 않은 것을 우리는 예술을 통해 배운다. 가족 간의 사랑, 살아가는 세상의 원리, 격한 감정과 고요한 미소, 어떤 이의 비극적인 이야기와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작은 교훈까지, 그렇게 형용할 수 없는 것들로 스스로를 채워나가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세상이 어떠한지를 점차 깨닫게 된다.


현대의 인간은 타인이 바라는 자신의 모습을 연기하며 살아간다. 그 모습 또한 자신이지만, 그것이 정말 행복한 길이라고는 볼 수는 없다. 그렇기에 타인이 바라는 내가 아닌, 진정한 스스로가 되기 위해 예술을 해야 한다. 예술을 경험하여 타인의 언어로 정의되는 자신을 탈피하고, 진정한 자신으로, 자신의 본질로 변태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예술은 올곧은 자신을 만드는데 필수불가결적인 존재이다.


일에 치여, 사람에 치여 자기 자신을 잃은 것 같다면, 예술은 자신을 비춰줄 좋은 기회이다. 그러니 오늘 밤은 예술에 깊게 집중해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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