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이린 Apr 05. 2024

요거트 야쿠르트 요쿠르트

다이어트

우리 아들이 한글을 겨우 읽었던 다섯살?

그 조그만 머릿속에 수많은 단어와 물건들 이름이 한번에 들어와서 버거웠던건지,  대화를 힘겹게 이어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본인 말을 못알아들으면, 마치 복장 터져 죽을것같다는 표정을 하고서는 세상 설움을 끌어모아 울어버린다. 그런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늘 아들이 하는 말에는 날이 바짝 서있는 내 양쪽 귀.


다이어트를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그때

내가 간식이라도 베어물면  다이어트 정찰부대가 폭풍잔소리를 해 대는데, 그날은 우리 아들이 그랬다.


아들: 엄마, 근데 엄마 요구르트한다고 하지 않았어?

나:  응? 냉장고에 있어.

아들: 아니..요.쿠.르.트! 요쿠르트!

나: 그러니까 야쿠르트 냉장고에 있다고.

아들: 아니이!!!!!!그거말고

나: 뭐 그럼 요거트? 야쿠르트? 요구르트?


쿠르트 표기법까지 찾아보게 만든 혼돈의 시간을 겨우 보내고. 마침내 그가 의도한 단어는 다이어트라는 것을 알게 되자.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

 

물론 우리아들은 내 옆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엄마가 자기말을 찰떡같이 못알아들어서.


분명히 잘못한게 없는데 미안해지는 소통의 난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