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가 있는 세상(24)

변화 속의 공허함

by 칼미아

심화와 색현은 하나하나 변화를 만들어나갔다. 인식이 바뀐 많은 사람들의 지지에 힘입어 이전의 제도와 규율들을 바꿔나갔다. 하지만 가끔은 아직 인식 변화가 되지 않은 사람들과 부딪혀야 했다. 그들은 계속 외쳤다.


"갈등이 없었을 때는 평안하고 조용했고 범죄도, 살인도 더 적었는데 지금은 이게 뭡니까?" 그때마다 심화와 색현은 여러 이유들을 대며 그들의 주장에 반박해야 했다. 그들은 마침내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로 하고 연설문을 썼다. 이전에 있었던 전쟁의 이면과, 갈등이 아예 없는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지와 진정으로 평안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인식 변화에 초점을 둔 연설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색현이 말했다. "우리는 각자 자유롭게, 자아가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을 순 없습니다. 그렇기에 갈등이 있는 것입니다. 그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때 비로소 서로에 대한 연대와 믿음이 생깁니다. 이 과정을 힘들다고 피하는 게 아니라 부딪혀야 합니다." 심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연설을 끝낼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았다. 색현이 내려오자, 심화가 말했다. "수고했어, 근데 우리가 해야 할 게 엄청 많네. 일만 하다 보니 벌써 24살이 되어버렸어." 색현이 말했다. "만약 우리가 정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온다면 우리가 해놓은 것들이 다 사라질까?" 심화가 말했다. "너도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있구나. 나도 그래.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고 그동안 여러 방면으로 애쓰면서 정작 내 삶을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 고작 24살인데 이런 말 하는 것도 웃기다."


색현이 말했다. "그야, 우리가 역사상 최연소 집권자들이니까 그렇지. 만약 우리가 물러나게 된다면 다음 정권에서 잘해줘야 할 텐데..." 심화가 말했다. "인수인계를 하면 되지. 갈등이 있어도 부딪혀서 이겨내겠다는 연설문처럼 우리도 그렇게 하는 거야. 그래도 우리와 다른 길을 간다면 그건 그들의 몫이지, 그때는 우리의 손을 떠난 문제야." 색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정치 말고도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까." 심화가 말했다. "나는 사퇴하고 나면 책을 많이 쓰고 싶어. 이제 더 이상 금서가 아니니까 자유롭게 인식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 거야. 너는?" 색현이 말했다. "나는 집을 짓고 싶어. 건축 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았거든." 심화가 말했다. "너 정말 정치계에 입문했던 거 후회 안 해? 나 때문에 같이 한 거 아니지?"



색현이 말했다. "몇 번을 말해. 나도 원해서 한 거야. 절대 네 강요 아니었고, 후회하지 않아. 나는 성격이 다르든 같든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갈등을 해결하는 장소가 내가 만든 곳이었으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고, 나는 투자했다 생각하면 되잖아." 심화가 말했다. "네가 디자인한 집에 내가 꽃 많이 갔다 놓을게." 색현이 말했다. "그래, 네 꽃!! 능력이 있었지. 그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몰라. 그래도 일단은 일러. 우리가 해놓은 일들은 마무리 짓고 나중에 뭘 할지 생각하자." 심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그들은 마음속의 공허함을 없앨 그날을 그리며 더욱더 열심히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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