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2일차 - 발카로스길

피레네 산맥을 우회해서 넘어가다

by 월인도령


그 길에서는

늘 예기치 않았던

만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모든 만남은 걷고 있을 때 찾아온다.

걷다 보면 생각은 담백해지고, 삶은 단순해진다.

아무 생각 없이, 걷는 일에만 몰두하고, 걸으면서

만나는 것들에게 마음을 열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길의 끝에 와 있는 것이다.

- 김남희의《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중에서


3년 전 2월, 저는 스페인 피레네 산맥 우회길 (발카 로스)을 넘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로 산행 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비를 입으니 거동이 답답 하고. 질퍽 거리는 진흙 길을 걷게 되면 신발에 진흙이 무거 우거지기 때문입니다 (경사가 급경사는 아니고. 엄격히 얘길 하면 피레네 줄기. 우회도로길이라 길 자체 는 완만한 경사로였습니다)


. 순례길에서 출발은 8시면 늦습니다. 7시 전후로 출발 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 출발 전 반드시 중간에 휴식하면서 먹을 간식과 식수 를 준비해줘야 합니다

. 비가 올 때는 제대로 장비를 갖췄는지 확인하고, 평소 보다 70% 정도 수준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속도가 나질 않으니. '이러다가 산에서 저녁을 맞이하면 어쩌나?'란 고민도 했던 거 같습니다. 같이 걸은 친구는 두 달 전 제대한 군인이었지만. 험한 산길 을 걷다가 기진맥진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큰 문제 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식수였습니다.


킬로수는 21km 지만. 17km가 산길이었기 때문에 정말 고생 많이 한 날이었습니다. 나중에 같이 걸었던 분이 이 말을 제게 하더군요.


'저 아니었으면 지쳐서 못 걸었을 거라고. 그래도 앞에 서 끌어줘서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고..


그래도. 갖은 고생 끝에 힘은 들었지만 오후 4 시즌 산 을 정말 넘게 됩니다. 그리고. 만나게 된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물처럼 벌컥 마셨습니다.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그날 저녁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돼지고기 스테이크 였는데. 아침 8시인가 먹고. 저녁을 8시에 먹으니 어떤 것을 먹어도 맛있었을 겁니다.


스페인 순례길에서 두 번째로 힘들었던 코스가 바로 발카로스 길이었습니다.


두 가지 길이 있다. 산봉우리를 넘어가는 나폴레옹 루트.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간다. 출발지와 고도 차이가 크게 난다. 많이 힘들다. 전망은 좋다. 발카로스를 통과하는 우회 루트도 있다.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간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린다. 안전하다. 당신 체력에 맞게 선택하라

발췌. 아시아경제. 2018.8.24. [윤재웅의 행인일기 6] 피레네 산맥 앞에서


[주의사항]


1. 간식과 식수준비 : 보통 성수기에는 피레네 산맥으로 직접 가로질러 가고, 비수기에 피레네 코스가 폐쇄되면 가게 되는 곳인데, 가더라도 8시간 이상 산길을 걸어야 하므로, 물이 1리터는 있어야 합니다


2. 페이스 조절 : 완만한 길이 많기는 해도, 넉넉히 8-9 시간 걷는다고 생각하고,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서 걸어 줘야 합니다.


산을 넘으면서 촬영한 사진들


스페인 순례길 둘째 날은 말 그대로 말씀드리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산뿐'이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속에서는 환하게 웃는 모습도 보이지만, 실제로 90% 이상은 거의 웃을 일도 없이 있는 힘을 다해서 걸었습니다. 특히, 겨울이다 보니 햇빛이 일찍 지므로, 18시 전에는 순례길을 마친다는 생각으로 움직여 줘야 합니다 (사실 18시도 늦고, 성수기에는 14시 이전, 비수기에는 17시 정도가 무난합니다. 그래서, 씻고 밥 먹으면 2-3시간은 지나가니까요)


저와 같이 간 동료는 두 달 전에 제대를 한 예비역임에 도 불구하고, 군인정신은 온 데 간 데 없고, 엄청나게 고생을 했었기에 더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만, 산길이라서, 경치 좋고, 공기 맑고, 조용하고, 가끔 산새소리와 물소리 들리는 터라서, 나름의 좋은 점들은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3년 전 당시 기록.>


순례 2일째. 오늘은 21킬로. 피레네 산맥 (정확히는 피레네 우호길. 발카로스)을 넘다


순례길 이틀째. 21킬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은 34킬로 도전. 총 8시간을 걸을 생각입니다.


<에피소드>


. 스틱이 없었으면 어쨌을까?

. 피레네 산맥을 우회했지만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오르막길. 만약 비가 계속 내렸다면?

. 길에 대한 정보는 훌륭하지만. 알베르게 정보는 오락가락. 아직 순례자 전용식사는 경험을 못했다

. 스페인 사람들은 말이 빠르다. 오해인지는 모르 지만 뭔가 끼워팔기를 하려는 거 같다. 그러다 아님 말고. 영어도 스페인식 영어는 듣기가 어렵다

. 아직 까진 걸어가는 사람 구경을 못했다. 반템포 빠른 거나 늦다 보니. 숙소에 여유가 있어 좋기는 해도 글쎄. 좀 썰렁하다. 앞으로 700킬로는 더가야 사람들을 만날 듯.

. 세탁을 제대로 했다. 4유로만 넣으면 알아서 해준다

. 여기는 바(식당)가 아니면 20시 이전에 문을 닫음

슈퍼마켓 오픈 시간도 하루 세 번. 오후엔 웬만해선 문을 닫고 쉰다

. 마을에는 사람이 살지만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저녁 이 돼서 바에 삼삼오오 만난다.


2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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