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먹는 것

마음에게 주는 양식

by 도붕


우리의 육신은 제 자신을 존속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우리는 삶을 살아오며 다양한 음식을 섭취한다. 그에는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이며 보편적인 이유는 우리의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보이며 만질 수 있는 육신으로만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몸과 마음, 즉 몸과 영혼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다. 영혼이라고 하니 추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영혼은 곧 우리의 마음이라 해도 무방하다. 우리의 몸은 음식을 먹고 산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이는 우리가 그 육신을 존속하기 위해 음식을 먹듯 영혼 또한 그러하리라는 단순한 유추에서 비롯된 질문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본질적인 물음이다. 마음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은 추억이다.


추억. 그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 중 하나이다. 사람마다, 또는 나이마다 그 개념이 조금 다를 수는 있어도, 당장 삶에서 가장 그리운 기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어떤 장면 하나쯤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가족들과 해외로, 또는 국내로 여행을 다녀오거나, 유년기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의 기억, 사소하게는 그저 단골식당에서 먹은 소박한 한 끼. 거창하든 사소하든, 그것이 기억으로 남아 있다면, 그리고 가끔 알게 모르게 그 순간이 그리워진다면 그것이 추억이다. 이 말을 단지 기억난다면 기억, 다만 그 기억이 그립다면 추억이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여도 좋다.


우리의 마음은 몸과는 달라서 한 번 먹은 음식을 몇 년 동안이나 곱씹을 수 있다. 이 말이 와닿지 않을 수 있겠지만, 생각해 보자. 우리는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몇십 년이나 지난 추억을 주기적으로 되새긴다. 이는 우리가 지나간 세월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로는, 상술했듯이 마음은 이미 수없이 되새긴 추억이라도 몇 번이고 다시 먹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은 추억을 먹고산다는 것을 인지하고, 주기적으로 그 추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개념을 조금 확장하여 생각해 보면, ‘우리는 왜 늘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가? 우리는 왜 비싼 돈을 내고서라도 외국에 가서 이국적인 풍경과 문화를 체험하려 하는가? 그것들은 모두 우리의 마음이 허기졌기 때문이다. 물론 마음은 되새김질을 수백 번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 이상 마음 또한 그 몸처럼 자연스레 새로운 음식을 원하게 된다. 비록 그 기억이 당장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세월이 지나고 생각해 보면 ‘그땐 그랬었는데……’ 하는 순간이 온다. 그것은 기억이 추억으로 변하는 순간이자 마음에게로의 양식 조달이다.


마음이 너무나도 허기지면, 어느 순간부터 삶의 의욕도 목적도 사라지게 된다. 물론 그 상태에 이르게 되는 데에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음의 허기는 몸에 음식을 밀어 넣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몸과 마음 양측으로의 적절한 양식 배분은 우리 삶에 있어 매우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