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거 다 하는 백수의 잡생각 (2)
"이게 그래서 뭔데요?"
최근 서브웨이에서 '타코 샐러드'를 정식 출시했다.
이 타코 샐러드는 한 소비자가 만들어낸 레시피가 원조인데, 인기를 끌면서 실제 데뷔까지 이룰 수 있게 됐다.
타코 샐러드를 시키면 기본 또띠아가 1장 추가되어 실제 타코처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묘미다.
쉬림프 샌드위치 메뉴가 새로 출시된 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신메뉴라니
역시 식료품계는 트렌드를 발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 같다.
타코는 멕시코 음식으로, 옥수수 전병인 또띠아에 채소와 고기를 넣고 소스를 뿌려먹는 음식이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타코에 대한 인식은 '낯선 멕시코의 길거리 음식'이었고 이국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국내 타코 전문점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타코는 점차 MZ세대 사이에서 언급되기 시작했고, 배달의민족이 꼽은 '2025년 외식업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인 '타코 리믹스'를 통해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배민에서 타코를 판매하는 가게가 지난 4월 기준 약 21,000곳으로 2년 전보다 20% 증가했고 주문 수 또한 2022년 약 8만 건에서 작년에는 증가한 14만 5000건이었다고 밝혔다.
다소 자극적인 느낌이 있는 이국적인 음식인데 왜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까?
타코가 다시 뜨는 메뉴가 된건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핵심에는 모디슈머(Modisumer), 즉 나만의 조합으로 음식을 새롭게 즐기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서브웨이가 정식 메뉴로 출시한 ‘타코 샐러드’는 소비자 레시피에서 탄생한 대표 사례다. 풀드포크, 스파이시 쉬림프, 추가 또띠아까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을 “진짜 타코처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모디슈머란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제품이나 레시피를 자신의 취향대로 변경하고 이를 즐기거나 확산하는 새로운 소비자 행동 유형을 말하는데, 이는 현재 기업들의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자원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모디슈머 소비자에 의해 창의적으로 해석된 제품이나 레시피들은 sns를 통해 확산된다.
예를 들어 서브웨이의 경우, #타코샐러드만들기 #타코샐러드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인증, 공유 등 행동을 유도했으며 최근의 타코는 기존 멕시코식 타코가 아닌 '불고기 타코', '김치 타코' 등 현지화 메뉴를 통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원래는 일부 마니아의 취향이었던 타코가 SNS로의 확산을 통해 MZ세대의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반응이 핫할 때 기업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제품으로 출시하거나 마케팅 자원으로 활용한다.
‘신라면에 우유, 치즈, 새우, 베이컨을 넣는’ 조합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라면 투움바'로 유행했던 제품이 실제 신제품으로 출시되며 인기를 끌었다.
농심 인스타그램에는 신라면 투움바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이는 등 마케팅 요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짜파게티 x 너구리 조합의 앞뒤 글자를 합쳐 만들어진 신조어 '짜파구리'는 영화 <기생충>에 나오며 해외에까지 엄청난 인기를 끈 제품인데, 이는 대표적인 모디슈머 사례다.
농심 또한 이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위 예시를 통해 모디슈머적 실험에서 출발해 SNS 소비자들의 반응을 거친 단순한 음식 레시피 중 하나가 대중적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럼 왜 기업이 모디슈머 스타일을 새로운 제품 개발과 마케팅 자원으로 활용하는건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소비 취향이 각 소비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소수의 모디슈머 스타일을 채택하면 다수를 져버리게 되는거 아닌가? 싶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모디슈머 소비자들로 인해 핫해진 제품이나 레시피를 활용하는 것은 '저비용 고효율' 전략이다.
모디슈머 조합은 이미 SNS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인기를 얻은 것이다. 즉, 기업 입장에선 실패 위험이 줄어든 신제품 아이디어가 되는 것.
게다가 모디슈머는 처음엔 소수의 마니아적 시도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점점 대중 취향으로 확산된다. 기업은 이 과정을 지켜보다가, 임계점을 넘어섰을 때 빠르게 상품화한다.
지난 7월 14일, 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에 'secret menu'를 공식 출시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이는 스타벅스의 커스텀 레시피가 SNS에서 수십만 번 공유되자 본사가 공식적으로 출시한 사례로, “소수 취향”이 “대중 인기”로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모디슈머 소비자의 제품을 실제 출시할 경우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이미지를 주고, 소비자에게 참여감과 소속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는 곧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지고 기업은 실패 없는 신제품 아이디어를 가져가면서도 고객의 신뢰까지 얻을 수 있다. 특히 MZ세대는 ‘내가 브랜드와 함께 만든다’는 경험 자체에 큰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더 좋은 효율을 보일 수 있다.
즉, 기업이 모디슈머 스타일을 채택하는 건 소수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소수를 통해 이미 입증된 트렌드를 다수화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 고객의 충성도까지 가져갈 수 있는 고효율 전략이기 때문에 모디슈머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