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OSONO Jan 03. 2024

권태와 나태는 세트메뉴인가

 들어왔다. 권태와 나태가 동시에


12 크리스마스를 앞둔 유럽의 분위기는 예수의 탄생과는 전혀 관계없는 나라 태생의 나에게도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듯한 무언의 압력을 자아낸다. 이들처럼 연신 들떠야하고, 선물과 모임을 준비해야  것만 같다. 크리스마스 하루만 얼렁뚱땅 넘기면 되는 한국과 달리 이곳은 12  달이 크리스마스인  같아 20  되면 얼른 12월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한 해가 지나는게 아쉽다기 보다는 이제 고마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말이 목구멍 너머로 나온다.


꾸역꾸역 다니던 이태리어 학원도 크리스마스라고 장장 3주동안 방학이다. 아이들도 22일부터 겨울방학이다. 석달에 가까운 여름방학보다 3주도 안되는 겨울방학과 연말을 우리 다섯 식구만 지내는게 정서적으로 더 힘들어 식당하나 여느 곳 찾는 게 어려운 이 시기에도 애써 여행을 떠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애의 시험때문에 진작에 접어두었다. 여행의 기대감으로 버티던 연말이었는데 그게 없으니 올 연말은 참으로 권태스럽기 짝이 없다.


그렇다. 요즘의 나는 뭔가 권태스럽다.

이태리어는 이미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습관처럼 드나들던 SNS는 눈팅만 할 뿐, 포스팅 하나 글자 하나 적지 않은지 오래다. 브런치는 말할 것도 없고…

권태감이 밀려드니 나태함도 따라오는건지 뭐 하나 꾸준히 하는게 없다.


글을 쓰기 위해 글감을 탐색하던 나는 온데간데 없고, 앞날 알 수 없는 이깟 플랫폼에 흔적을 남기는게 시간낭비하는게 아닌가 하는 핑계만 읊어내고 있다. 뭐 그냥 글 써서 뭐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마감을 맞춰야 하는 작업도 아니고, 경제적 이윤이 있는 것도 아니니 나만의 의지로 꾸준히 글을 쓰고 발간하는게 생각처럼 지속되지가 않는다.


지겨운 12월이 지났다.

이 권태감은 내 노력과 움직임이 있어야 떨어지겠지?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자. 당장 눈 앞의 일, 지금 내 마음이 동하는 것 그게 무엇이든지, 그것을 당장 해보자.

두오모 앞 크리스마스 트리
매거진의 이전글 동면의 계절인건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