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올 봄은, 삼월의 꽃나무가 꽃을 피우는 것만큼 누구, 또 누가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 알림을 시도 때도 없이 받는다. 본인상부터 시작하여 그녘의 부모, 형제자매에 이르기까지 그 수많은 '잃음'에 대한 애도가 끝나지가 않는다.
아마도 내 나잇살이 더 먹어갈수록 부고의 메시지는 늘면 늘었지 줄진 않을 모양인데, 그 계절갈이라도 하는 듯, 나는 한 주 봄감기를 앓았다. 끙끙대도 감기야 혼자 앓아야 제격인 것처럼 나는 무사히 한 주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딸애의 손을 잡고 난 이 꽃나무 저 꽃나무를 옮겨가며 오늘을 담는다. 어쩌면 저 꽃나무 아래의 다채로운 빛깔과 드문드문 퍼지는 꽃내로 그 누군가의 연, 그 감정을 다잡는지도 모른다. 더이상 부고 알림에 눈이 뜨겁지 않다는 것이 슬프다. 그 슬픔이 내 저 심장 아래께의 우울을 눈뜨게 한다. 감정의 마름이 아닌, 부고에 부고를 예사롭게 넘기면서 예사롭지 않은 나의 감정을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