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by 도도히


헤진 구두 밑창을 수선한다.

수많은 골목을 함께 걸으며

실금이 가고,

얼룩이 생겼다.

서로 다독이던 시간이

가죽에 깊이 배어 있다.

버릴 수가 없다.

오랜만에 크림을 바르고

정성껏 문지른다.

캄캄한 우물 속 어디선가

희미한 빛이 번져온다.

얼룩을 지우고

낡은 틈을 메우고

다시 길을 나서니

가는 길이 환해진다.

날개를 단 듯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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