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난

by Seol

내가 모든 걸 알고 있는 줄만 알았다

정말이지 역겹게도 무지했다

사실 다 알면서 모른 척 다섯살배기 아이처럼 떼를 썼다

옳고 그름이 완전히 하나로 뒤섞여버린 나는 무엇도 할 수 없었고 무엇도 믿을 수 없었다

그때 내가 겪은 것들은 사람들이 어째서 사이비 종교에 현혹되는 것인지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사실은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살아가고 싶으니까


그 해 내가 사랑한 모든 것은 나를 으스러뜨렸고

그 다음 해 나는 그것들을 사랑하지 않기로 다짐하길 반복했고

그 다음 해는 내 사랑이 뒤틀린 애증과 열등감이 아닌 온전한 사랑이 되었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것이 날 다시 이곳으로 이끌어 놓은 것처럼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이 나를 또다시 살아가게 하는 지독한 굴레를 우리는 모두 일생 내내 겪을 것이다

그리고 난 언제까지나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할 것이다


너희들도 나도 그 시간도 실없는 말들도

그저 어리숙하고 서툴고 아름다운 열여섯일 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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