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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아 고마워

자벌레처럼 한 걸음

by 미소천사맘

오늘도 내 옆에서 웃어주던 아주머니가 별이 되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켜보는 동안, 나 역시 고통 앞에서는 먼지처럼 작아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죽음의 문턱에 닿을 듯한 두려움 속에서, 나는 어쩌면 그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더욱 건강에 집착하며 살아온 건 아닐까 돌아본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 속에서도 다시 삶을 붙잡게 되는 건, 나 안에 아직 꺼지지 않은 희망과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을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품고,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 웃는 나를 보며 사람들은 묻는다. “아픈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해요?”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즐겁고, 그 짧은 행복이 나를 다시 살게 한다고 말하고 싶다.


비록 느리고 서툴지라도, 자벌레처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나로 한 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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