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에도
비가 오는 날이면 통증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오늘도 비가 와서 공원으로 걸으러 나갔다. 비 오는 공원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처럼 우산을 쓰고 절뚝거리며 걷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그녀의 발걸음은 불안정했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녀와 속도가 맞았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녀 역시 통증 때문에 매일 이 길을 걷는다고 했다.
통증으로 인해 찬찬히 땅을 딛는 일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걷는다고 말했다. 그 말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걷는다는 것은 나아지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기 위한 태도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절뚝임은 아픔의 시간을 견뎌온 흔적 같았다. 나는 속도를 늦추되, 방향만은 잃지 않기로 했다. 그녀를 보며 나 또한 다시 힘을 낸다.
비가 오더라도, 눈이 내리더라도
나는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