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던 내가 친구들과 3박4일 일정으로
오키나와 투어에 나섰다.
떠나기 전날 밤 첫눈이 펑펑 내렸지만 새벽 어둠을 뚫고
모두 무사히 이른 아침 공항에 도착 했는데
한명이 여권을 안 갖고 오는 헤프닝도 있었다.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오키나와는 일본의 가장 남쪽에 있다.
제 2차 세계대전 말기 태평양 전쟁에서 가장 큰 지상전이 벌어진 지역이고
이때 민간인 약 1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때 큐큐왕국 이라는 이름으로 바다 무역으로 번영하던 나라였고
일본의 지배를 받다가 전쟁의 한복판에서 가장 먼저 희생된 섬이고
전쟁 후에는 27년 동안이나 미국땅 이었다.
오키나와는 이렇듯 많은 역사와 상처의 흔적을 가진
곳이지만 코발트 빛의 바다는 모든걸 다 잊은 채 지금은 청정해안
으로서의 자부심도 대단한 것 같다
유일하게 바다 비린내 냄새가 나지 않는 바다
그만큼 깨끗하고 오염이 되지 않았다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1945년 전쟁 이후 오키나와는 미국 통치 아래에 들어간 탓에 지금도
미군기지가 많고 미국 분위기가 강한 지역이며 미군들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차탄 아메리칸 빌리지를 만들었고 그곳에 유명한
썬셋 비치가 있다
썬셋 비치를 처음 본 순간 캘리포니아의 명소 라구나 해변과 너무나
흡사해서 좀 놀라기도 했다
물론 규모 면에선 비교가 되지는 않았지만
두 곳 모두 노을 로도 유명한 곳이다.
4일 동안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가이드는 최선을 다해 일본, 그리고
오키나와에 대한 역사와 일화 들을 들려 주었는데
일본사람 들이 키가 작고 이 가 좋지 않은 이유는 고기를 먹지 않았기
때문이고 육식을 먹지 않게 된 계기 또한 우리나라가 전파한 불교의 영향
이었다는 말이 흥미로웠다.
모든 병은 치료보다는 예방을 우선하므로 병원은 적고 대신 이가
좋지 않는 탓에 치과 병원은 많다고 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는 한산했고 시내를 벗어날수록 오래되고
낡은 아파트 들이 이어졌고 베란다에 널린 빨래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
너머로 이곳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하나의 풍경 같았다.
거리를 달리는 차들은 대부분 다 경차 인 것이 우리나라와 대조적
이었고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다
관광지에서 만난 아이들은 늘 반갑게 인사하는 걸 잊지 않았다
우리는 짧은 일정 속에서 여러 장소들을 둘러보며 그 땅이 품고 있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일도 여행의 기쁨중 하나였다.
눈으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시간들 속에서
서로의 삶에 이렇게 잠시 기대에 사는 것도 여행의 기쁨 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 왔지만 여행을 통해
들여다 본 일본과 이곳에서 나눈 친구들과의 우정, 웃음,
온기는 오래도록 내 마음 속에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게 됨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