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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May 07. 2022

오노 유다이의 퍼펙트 게임에 대한
도전과 완봉승

주니치 드래건스의 오노 유다이.

9와 2/3이닝 퍼펙트 피칭, 그리고 완봉 승리.


어제(5월 6일) 있었던 주니치 드래건스 vs.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

주니치 드래건스의 캡틴인 오노 유다이 선수는 9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기록했습니다.

투구 수는 108개.

하지만 팀이 9회말까지 점수를 내지 못했던 까닭에 퍼펙트 게임 수립은 되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지난 SSG랜더스 vs. NC다이노스의 개막전이 오버랩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당시 9회말까지 퍼펙트 피칭을 기록했던 SSG랜더스의 윌머 폰트는 감독의 결정으로 10회초에 팀이 4득점을 했음에도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투구 수 104개)


하지만, 오노 유다이는 달랐습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그는 다시금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35세 노장 선수의 강렬한 기백이 느껴지는 순간이라고나 할까요. 이것이 일본 프로야구의 야구 혼(魂)인가...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노 유다이 선수


이어진 10회초 한신 타이거즈의 공격.

1아웃, 2아웃...

아웃 카운트가 올라갈 때마다 저는 점점 더 오노 유다이의 팬이 되어갔습니다. 제발... 제발...

하지만, 그 뒤 이어진 통한의 1안타.


퍼펙트 게임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그럼에도 오노 유다이는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상대방의 공격을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 지었죠.

안타 허용으로 퍼펙트 게임이 무산된 후 마운드에서 미팅을 갖는 오노 유다이 선수


팀은 이어진 10회말 공격에서 그림 같은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했더라면 투구 수를 감안하여 10회엔 오노 유다이가 아닌 다른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것이 더 바람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경기장에 팬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기백 넘치는 '진검 승부' 아닐까요? 


SSG랜더스의 윌머 폰트와 주니치 드래건스의 오노 유다이의 사례.


전(前)자는 앞으로도 회한(悔恨)이 어린 아쉬움으로 기억되겠지만 후(後)자는 분명 후회 없는 멋진 도전으로 회자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추억을 간직하고 싶으십니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확률에 기반한 계산으로 쥐어 짜 낸 '승리'가 아닌, 그것을 뛰어 넘는 무엇인가가 아닐까요?


각본없는 드라마.

우리 인생의 축소판.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바로 그 무엇인가가 없는 콘텐츠의 생명력이 오래 지속될 일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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