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것 없는 쿠팡플레이에 미간을 찌푸리며 7,890원으로 인상된 월 구독료를 지불하는 것이 마땅한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즈음, 이들이 국내 OTT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지난 7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의 차이가 경쟁사인 TVING 대비 148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하는군요. 지난 4월 3만 명에서 76만 명, 77만 명을 거쳐 7월 148만 명으로 늘어난 것은 추세적으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쿠팡은 스스로 아마존 웨이(Amazon Way)를 추종한다라고 표방할 만큼 아마존의 많은 것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월 구독 형태의 B2C고객 대상 멤버십인 '로켓와우'와 B2B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물류서비스인 '쿠팡 풀필먼트'입니다. 이 중 쿠팡플레이는 '로켓와우'의 부가 서비스 중 하나로 아마존 프라임의 부가 서비스인 아마존 비디오(Amazon Video)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핵심 콘텐츠의 확보 또한 아마존의 방식*을 추종하여 (미국처럼) 스포츠 쪽에 힘을 싣는 모양새입니다.
(*아마존은 최근 NFL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였습니다. 스포츠 산업이 고도화 되어있는 미국에서는 스포츠 콘텐츠가 트래픽 확보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자사의 아마존 프라임 고객을 늘리고자 합니다)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가성비를 들 수 있습니다. 천문학적으로 치솟고 있는 오리지널 드라마, 영화 콘텐츠 제작비에 비하면 스포츠 중계권 확보는 상대적으로 헐값이거든요.
하지만, 쿠팡은 국내 시장에서의 스포츠 콘텐츠 영향력에 대해 과대 평가를 한 것 같습니다. 스포츠가 인생의 축소판이자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한들 국내 OTT 이용자들(특히 이들 OTT의 타겟 고객)에게 있어 킬러 콘텐츠는 스포츠가 아닌 드라마, 영화, 그리고 연예 프로그램이거든요.
아래의 기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TVING이 KBO리그 독점중계권을 확보한 덕에 MAU가 성장했다고 하는데 해당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왜냐면 쿠팡플레이가 (뉴미디어 기준)독점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는 K리그 또한 KBO에 못지 않은(혹은 살짝 못미치는)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오히려 스포츠 콘텐츠의 양과 질의 측면에선 쿠팡플레이가 TIVNG을 압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런데 쿠팡플레이만 상대적으로 MAU가 하락 중이고 그 폭이 계속 증대된다? 그렇다면 이유는 다른데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국내 프로리그 중계가 전무한 넷플릭스가 오히려 OTT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실 또한 눈여겨 볼 만한 대목입니다.
그나저나, 로켓와우 멤버십을 유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심이 됩니다. 1인 가구에다 오프라인 매장(마트 등)에서의 경험을 사랑하는 저로선 쿠팡이 제공하는 혜택들이 매 월 7,890원을 지불할 정도는 아닌 것 같거든요.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영화, 예능이 파격적으로 늘어나면 또 모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