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동생의 탄생

by 한여름

정자의 동생 이름은 '환'이다.

여느집 계집아이처럼 정자, 순자, 말자가 아니다. 번듯한 집안의 항렬을 이어 받은 이름 '환'이다.



환이는 사내아이 답게 무척 잘 생겼다.

정자가 제 어미를 닮아 동양 여자아이처럼 생겼다면, 환이는 제 아비의 이목구비를 닮아 서구적인 외형에 신체 또한 건장하다.

인물도 워낙 좋았지만 무엇보다 다재다능하다.



동생 환이가 태어 나면서 정자에 할 일은 많아 졌다.

이제막 산구환을 하며 어서 빨리 몸을 회복해야 하는 어미를 대신해 어미가 시집올 때 데려온 순이어멈의 두 딸과 함께 빨래를 머리에 이고 냇가에 가 빨래를 거들고, 대식구의 밥상을 매끼 거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정자는 환이의 존재가 밉지 않았다.

오히려 남동생이 태어남으로인해 부모님의 사이가 돈독해지고 집안에 크고 작은 웃음 꽃이 피어나 좋았다.










잘 생긴 환이는 누나인 정자처럼 총기가 좋았다.

정자처럼 달리기도 빨라 정자가 동네 또래 여자아이들 중 가장 빨랐다면, 동생 환이는 또래 남.여를 통틀어 가장 빨랐다.



정자가 영민해 한글과 숫자를 익힌것처럼, 동생 환이도 7살 누이 못지 않게 가르쳐 주는데로 쏙쏙 받아들이며 총기있게 자라 제 부모는 물론 동네 어른들의 이쁨을 한몸에 받았다.



목소리가 좋은 환이는 노래도 곧잘 불렀다.

재주 많은 아이라 동네 어른들은 훗날 환이가 자라면 사람될지 궁금해 하곤 했다.



환이는 소학교에 다닐때 달리기를 워낙 잘해 이웃마을에까지 소문이 날 정도였다.

어느날 하루는 환이를 찾아 왠 낯선사람들이 소학교로 직접 찾아 왔는데, 환이의 운동신경이 남다르다는 소문을 듣고 직접 보러 온 것이었다.



낯선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알리없는 환이는 자신에게 다가와 이것저것 캐묻고, 달리기외에도 이런저런 신체활동을 시켜보는 어른들의 말을 거스르지 않고 따랐다.

그것이 환이를 '배구선수'에 이르게한 시발점이 되었다.



정자는 그런 동생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엄마,아빠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것은 물론, 어느새 마을사람들의 자부심이 된 환이를 집안에 자랑인냥 여겼다.








환이가 여러 재주를 지녔음에도 배구선수로써의 권유를 마다지 않은데는 나름에 이유가 있었다.



정자의 부모님은 환이 밑으로 아들 동생을 낳아야 한다며 자식을 낳았는데, 딸 넷을 줄줄이 낳고서야 겨우 막내 남동생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정자의 어미는 이미 많은 아이를 낳아 몸이 쇠약해진데다 나이가 많아서 막내를 낳았기에 막둥이는 위에 형과 누나들과 달리 아주 작고 마른데다 까무잡작한 피부로 마냥 철부지처럼 자랐다.



어린나이에도 일찌감치 철이 들었던 환이는, 그 시절 모두가 가난했기에 부모님이 7남매를 먹이고, 입히고 공부를 시키려면 벅찰것이 뻔하였기에 제의 들어온 배구선수를 마다지 않았다.

배구선수로 활약하면 장학금 지급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먹는 것과 입을 것을 해결해 준다는 사람들에 말을 철석 같이 믿었다.



동생 환이는 배구선수로 나날이 성장해 많은 대회에 참가해 남다른 활약을 지속한 덕분에, 경상남도를 대표하는 도대표 선수로 활약은 물론 기업의 프로구단으로까지 입단해 전지적 입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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