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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상주의 Sep 18. 2024

헤이 Xav, Jerk in NYC!!!!

keep it goin xav / xaviersobased 갈퀴생활

RYM

타이틀: keep it goin xav 

아티스트: xaviersobased 

발매일: 2024.01.21 

레이블: 34Ent

장르(RYM): 저크, 이스트 코스트 힙합, 플러그, 클라우드 랩, 익스페리멘탈 힙합


리뷰어: Alphonse Pierre

Rating: 8.2

게시일: 24.01.24

분류: RAP 



xaviersobased comes for the stoner party-rap crown on a mixtape that’s improvisatory, totally zooted, and New York through and through.

자비에소베이스드는 뉴욕 전반을 관통하고 총체적으로 나긋-몽롱하며 즉흥적인 믹스테이프를 통해 스토너 파티-랩의 왕좌에 오르려 한다. 


 | Xaviersobased's Casual Rap Convos

Downers Club

피치포크 랩 리뷰계의 권위자(?) 알폰소 피에르가 서문부터 밑밥을 깔고 있다. 자비에소베이스드(Xaviersobased)의 광택이 번지르르한 보컬이 너무 형편없어 보여서(Absolutely suck...) 나름 개방적인 리스너라고 스스로 으스대는 당신조차도 보수파로 변모해 그를 조롱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의 어디가 그토록 당신들에게 형편없이 보인다는 것일까. 자비에의 랩.zip는 일명 지극히 캐주얼하기 짝이 없는 랩 Convos(아무 말 느낌으로 주고받는 SNS나 디스코드 상의 대화). 너무 가볍고 단조로워서 지루하게만 느껴질 것이라는 말일까. 하지만 부정적인 이야기를 가뜩 안고 시작한 본 글에서 소재가 되는 [keep it goin xav]는 다름 아닌 올해 두 번째 베스트 뉴 뮤직(첫 번째는 칼리 우치스의 [Orquideas])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는 또 도대체 어째서란 말인가?




| blur of blown-out, totally zooted dance rap

작품의 모순적인 빼어남에 대해 의논을 갖기 전에, 알폰소의 리뷰 본론에 진입하기 전에, 본글에서의 독자적 결정에 의하여 자비에의 '캐주얼 랩'에 대한 튜토리얼을 가져볼 것이다. 물론 튜토리얼로 선정된 세 가지 곡 모두 이미 피치포크에서 다룬 바 있는 곡들이다.   

Paterson New Jersey / Spotify

ⓐ Paterson New Jersey: 제목부터 'For 저지클럽'이다. 그의 Totally zooted dance rap에 대한 노골적인 힌트가 되겠다. 동시에 사운드클라우드/디스코드 씬의 전반적인 동향도 대강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뉴저지식 바운스, 클라우드 랩, 요란하다고 해야 할지 차분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 몽롱한 신시사이저까지 이는 '저지클럽의 극단적이고 미니멀리스틱한 초상'처럼 들린다. 이토록 단출하기 짝이 없는 프로덕션에는, 그러나 kuru, Dazegxd, Braindeadd, Glumboy 등 Z세대 클럽-호퍼(club-hopper)들이 대규모적으로 총동원됐다. 다름 아닌 진정한 저지 클럽 앤덤인 것이다. 

  


Classist / Spotify 

ⓑ Classist: <Flex Up Turn Up Swag>나 <Hating???> 등의 bit-crushed 시도를 통해 그는 극단적인 구조 해체주의자임을 알려 왔다. 피에르는 마치 두 개의 음악을 실수로 동시에 틀어놓은 것처럼 들린다고 한다. 드럼과 클랩도 어째 잘 맞아 들지 않는 모양새이고, 그는 그의 랩 플로우를 두고 부드럽고 최면적인 멜로디라고 했는데, 부드러움을 넘어 너무 미끄러워서 손에 쥐려 하면 자꾸만 흘러 내려갈 지경이다. 이 곡에는 저지 클럽 특유의 트리플렛 킥도 없기 때문에 흐릿함(blur)은 극단적으로 연출된다.  




how i feel 2 / Spotify

ⓒ how i feel 2: 피에르가 그의 정수가 담긴 사운드클라우드 곡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제일 골 때리는 곡으로 평가될 것이다. 후렴구도 벌스도 없는 곡에 한 마디만을 루핑시킬 뿐인 곡이다. 노이즈 잔뜩 낀 신시사이저는 대놓고 최면 소음이다. 이것은 작정하고 세뇌 작업이자 주문이다. 모든 것을 의미할 수도, 어느 것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뜻과도 같을 것이다. 그의 Convo적인 성격을 가장 적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트랙이 아닐까. 






| With Crowds of Teenagers and Skaters after Midnight 

YHAPOJJ, XAVIERSOBASED, PHRESHBOYSWAG SHUTDOWN SHOW IN NYC! ft. Nettspend, CLIP, Zayguapkid…@phingu 

당신이 만약 그의 댄스 랩을 들으며 지루함만 느끼고 맘에 들지 않을 뿐이라면, 그의 음악을 통한 아드레날린 분출이 화려한 흥겨움이나 카타르시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님을 전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일 테다. 분명 하이퍼팝이나 저지클럽 등의 현란한 일렉트로니카로부터 영향을 얻었을 것임에도, 당신의 방을 클럽으로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Yhapojj 등의 최전선 라이징 스타와 함께 음지를 추구하는 십 대 스케이터들이 가장 열광하는 퍼포머 중 한 명이다. 마치 폭동과도 같았던 뉴욕 LES Skatepark의 살벌하고도 극렬한 현장에 분명 자비에가 있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통제하길 좋아하지 않는 자유롭고 반항적인 십 대들에게는 힙합 보수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정형과 구조도 필요 없다. 그들이 음악을 즐기는 곳이 굳이 세트가 차려진 공연장일 필요가 없듯이 말이다. 창고(warehouse), 스케이트 공원(skatepark), 디스코드, 심지어 당신 집 앞일지라도 어디든 상관없다. 어느 곳에서의 공연은 자칫 경찰을 출동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겐 알 바 아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이들의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이 소년들의 입장에서 그것은 선을 아슬하게 걸터 있는 영적 체험(borderline spiritual experience)이다. 

그의 한 없이 흐리멍덩한 음악은 유튜버이자 래퍼 Damianluck925/Fulcrum이 피우는 시가 연기 및 맥아리 없는 밈처럼 주머 세대의 자유로움과 도피적인 낭만을 향한 일종의 환상을 촉구한다. 귀에 뭔가 하나라도 확 꽂히며 활기 찬 느낌이 내 의욕을 상승시켜 주길 바라는 리스너라면 역시나 그들의 문화를 비롯해 <how i feel 2>의 의미 없어 보이는 주문을 이해하기 더욱이 힘들 것이다. 




| what underground rap is all about in a way

Spotify

피에르는 아무래도 그의 사운드클라우드 Loosies 중에서도 가장 엉뚱한 성격의 곡 <crisp dubs...>을 통해서 그를 처음 알게 된 듯하다. 그의 여타 작업물들 중에서도 다른 성격의 곡, 혹은 기존 성격이 가장 극단화된 곡이라 할만한데, 일본 헨타이 게임 사운드트랙을 원본 샘플로 사용했다는 것부터 그의 감각이 탁월하다고 해야 할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샘플의 출처보다도, 그것의 가공에 있다.




<crisp dubs prod me i made the beat> / Soundcloud

그의 무정형주의 및 해체주의적 스타일이 가장 기괴하게 연출된 곡으로, 이는 마치 애니메이션 <해피트리프렌즈>의 엽기성과 Boards of Canada 2집 <Geogaddi>의 크리피파스타적인 음산함을 고루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절대 검색하면 안 되는 단어'에 등재된 끔찍한 DS 게임을 건드린 느낌이랄까. 기본적인 구조마저 깡그리 뭉개버린 그의 무경계성(Borderlessness)은 곧 저크 뮤직의 근본과 Z세대의 언더그라운드 랩 그 자체를 상징한다. 하기야, <crisp dubs>처럼 완전히 형체조차 알아볼 수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근래 저크(jerk), 디트로이트 트랩, 로우엔드(lowend) 등의 장르 음악은 대체로 흐릿하고 모호한 인상이 저마다 있지 않은가. 



stash muzik Tha ep / Soundcloud

무경계성과 더불어 피에르는 그의 랩과 사운드가 어떤 DNA로부터 발현이 이루어진 것인지도 집요하게 파고든다. [stask muzik tha ep]의 <steep one>을 참조하며 의 피가 뉴욕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추후 [keep it goin xav]을 논할 때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다. RYM에서 그의 음악을 이스트 코스트 힙합으로 분류하는 것도 힌트가 될 만하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뉴욕 음악과 비교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경우에는 피에르가 직접 '서브장르'란 표현으로 명시하기도 한 뉴욕/샘플 드릴과 연관 지어 접근해 보는 것이 더 낫다. 물론 외적으로 보기에 <steep one>은 밀워키 스타일과도 겹쳐 보일 수도 있다.


what r posed to b / Soundcloud

자비에의 음악은 이러한 무경계성과 뉴욕 DNA를 디폴트 값으로 삼는, 근본적인 파티 랩이다. 그래서 어쩌면 디스코드 안에서 보다도(그를 이해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전혀 그렇게 보일 수 없겠지만) 진정으로 뉴욕의 길거리 및 언더그라운드 클럽에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적어도 방구석에만 있던 십 대 히피들이 새벽에 부모님 몰래 집 현관 어디에 붙박아 두고 있던 스케이트를 꺼내 밖으로 나가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음악이라는 뜻이다. Yhapojj를 비롯해 자비에는 마치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의 주인공 '시저'와 같은 역할을 했다. 우리 안에만 갇혀 있던 모두를 거리로 다시 내몰았다. 자, 이제 다음은 어떤 행동주의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 Xavier's Bottle-Popping Celebration 

EP. 2 | Xaviersobased sits to talk about Loyalty in Relationships and the importance of Patience

자, 이제 가 어떤 음악적 흐름을 이끌어왔는지, 그 흐름이 어떻게 또래의 10~20대 팬들을 추동해 왔는지 등에 관한 백그라운드 설명은 끝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본 글에서 다룰 작품, 연초에 베스트 뉴 뮤직으로 선정된 믹스테이프 [keep it goin xav]에 대해서 논의해 볼 차례다. 삼십 분에 걸친 DJ 레네시와의 인터뷰를 통해 창작자의 입장에 따르면 내가 그간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이전까지의 믹스테이프들과 달리 집약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듯하다. 앞서 다룬 싱글들과 믹스테이프는 모두 그의 익스페리멘탈 한에 묶일 수 있다.


물론 그의 노래들 중에 사운드클라우드와 스포티파이에서 동시 공개된 곡이 대부분이라는 사실로 알 수 있듯, 그뿐만 아니라 현재 인터넷 랩 씬의 대부분 젊은 아티스트들이 그러하듯, 그들은 실험용 데모와 본론적인 프로젝트라는 개념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keep it goin xav]는 그가 이전까지 발표해 온 무수한 앨범들, 이를테면 [store], [with], [install], [and when] 등에는 없는 일종의 위화감(꼭 무게감이라고 표현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임)이 있다. 음악의 기조를 이뤘던 근본적인 생동감, 재미, 즉흥성 등이 본작에 이르러 '집중'이라는 열쇠 구멍을 비로소 찾게 된 인상이다. 그리하여 탄생한 작품은 저크 뮤직을 통한 최고의 행아웃 랩(The Pack, Speaker Knockerz, Travis Porter 등의 뱅어 제조기 반열에 오를)을 기념하는 짜릿한 축하연으로 자리매김했다. 




|  Specific Lodesters: Chief Keef, Lil B and more...

keepitgoin prod mateus / Youtube

 첫 곡 <FanOut>과 <KeepItGoin>에서 피에르는 치프 키프의 영향을 포착한다. 올해 베스트 뉴 뮤직에 선정되기도 한 키프의 [Almighty So 2] 리뷰에서 Dylan Green은 이렇게 코멘트를 한 바 있다. 

 His influence can be felt from rap’s top rung like Playboi Carti and Lil Uzi Vert to the toasted digital landscapes of new-age acolytes like Xaviersobased and Devstacks.

특히 근래 랩 트렌드에 있어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from이 아니라 to이다. 디지털 랜드스케이프라 하면, 앞서 언급한 사운드클라우드/디스코드 랩 씬, 혹은 디지코어(Digicore) 씬을 뜻하는 것일 테다. 이 신세대들에게 인플루언스란 거대한 사이클의 형태로 존재한다. 자비에의 경우에는, 그가 직접 밝힘에 따라 이러하다. 

Chief Keef, Hi-C, Lil B, 그리고 Duwap Kaine. 그들의 음악은 하나같이 원초적인 느낌이 있다. 그러나 그 원초적임이란 전통/근본주의의 정반대에 있다. 일종의 괴팍한 퓨어리즘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 무료 배포와 밈 형성 등에 있어서 다용적인 플랫폼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바이럴하는 방식도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치프 키프의 영향은 자비에의 퍼포먼스와 캐릭터에서도 묻어나 있음이 포착된다. 'Slowed + Reverb'와 'Sped Up' 버전의 두 곡을 하나로 연결한 듯한 <FanOut>을 살펴볼까. 잔뜩 약에 취한 채 극단적으로 단순한 가사를 느릿느릿하게 웅얼대는 플로우는 마치 [Almighty So(2012)]-era 치프 키프의 플로우를 엿가락처럼 쭉 늘린 듯한 느낌이다(피치 다운된 톤 때문에 더욱 그렇게 들린다). [Finally Rich]에 맞먹는 자신의 성취를 자축하고자 게스트를 초대하는 호스트의 방 안에는 자욱한 연기와 쾌락적인 조명으로 가득하다. 


Finna Go Ot MV / RYM

그 외 아티스트들의 영향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sobased'는 Lil B의 또 다른 예명인 BasedGod에서 레퍼런스를 얻은 것이다. Lil B도 이를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미 서로 간의 <Collaborating>까지 성사시킨 관계이므로 말이다. 그에게 릴 비의 영향은 좀 더 근원적인 맥락일 수도 있다. 그룹 The Pack을 바탕으로 베어 에어리어 기반의 힙합을 보여 온 릴 비의 초기 스타일은 오늘날 자비에가 코어로 삼고 있는 저크 뮤직의 선조 격이다. 저크 뮤직은 히트곡 <Vans>나 [Black Ken] 등으로 대표되는 하이피(Hyphy)의 아들들 중 하나인 것이다. 베어 에이리어의 파티 트랩을 에러 가득한 게임 칩셋이나 IRL로 변환하거나 플러그(Plugg), 하이퍼팝(Hyperpop) 등을 짬뽕시키면 저크가 되는 느낌이랄까. 이러한 맥락에서 <FanOut>은 물론, 보너스 트랙 <Finna Go Ot>까지 어떤 특이한 샘플로 요리하더라도 그의 영향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는 숨기지 않는 쪽을 택한다. 


 <UToldMeIWasAFuckUpGirl>에서는 듀왑 케인이 엿보인다. 치프 키프와 릴 비 등으로부터의 영향이 부/모자 관계와 같다면 이 둘은 좀 더 형제 관계로 비유할 수 있을 만큼 자비에의 스타일과 가장 가깝게 닿아 있다. 오토튠을 건 채로 프리스타일로 멜로디를 대충 내뱉는 듯한 그 특유의 느낌과 말이다.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흐릿함과 몽롱함은 이미 튜토리얼로 맛본 <Classist>에서 접해본 바 있다. 그렇다면 부연하지 않아도 어떤 감흥을 설명하고 있는 것인지 감이 오기 시작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On My Own>에서는 우주에서 재생한 로우엔드의 짝짝거리는 클랩/바운스까지 보이며 Ayoolii, Maz G, Certified Trapper 등의 동네 밀워키 동료들까지도 프로덕션으로 샷아웃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  New York Rap Through And Through 

special prod dj ess shot by ggggoldbloom ‪@fuqTV‬


[Keep It Goin Xav]의 사운드는 베어 에어리어, 밀워키, 애틀랜타, 디트로이트 등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거나 영향을 준 로컬의 색채를 모두 조합시킨 작품이다. 이전까지 그가 함께 협업해 온 동료들의 방식이 조금씩 들어가 있다. 본 작에서 종합적이고 집약적인 성격이 보이는 것은 그런 이유일 테다. 가령 미니멀하지만 비장한 애틀랜타 초기 트랩을 연상케 하는 <klkmihijo>나, 앞서 언급했던 <On My Own> 등이 그러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자비에는 동부 및 뉴욕 출신이다. 심지어 할렘으로부터 그다지 멀지도 않은 곳에서 나고 자랐다. 사운드는 이곳저곳에서 영감을 얻었을지 몰라도, 작품에 단순하고 다소 클리셰적으로 보였던 가사는 뉴욕 스트릿 허슬러로서의 내러티브에 충실히 하고 있다. 그것은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축으로서 자칫 혼종이 될 뻔했던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는 곳곳에 자신의 출신을 일명 리프레센트(represent)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드럭 딜러나 갱스터보다는 스케이터이자 인터넷 키드로서의 라이프스타일에 훨씬 가깝긴 하더라도 말이다. 뉴욕 라디오 <On the Radar>에서 프리스타일을 하는 그의 제스처에 편안함과 자신감이 느껴지는 것도 그 덕분이지 않을까.  




Xaviersobased worth fighting over

Live Nation

[Keep It Goin Xav]은 투쟁과 증명에 대한 성명서이다. 여느 자수성가 랩 아티스트들의 서사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소년은 저크뿐만 아니라 현재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는 거의 모든 랩 장르를 숙달했다. 인터넷 문화의 중심이 됐다는 것이다. 이제는 십 대들의 오프라인 파크에서도 물론이다. 이따금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뭉개져버린 소리들과 함께, 당신이 자비에의 랩 플로우와 소년들의 문화에 내성이 없는 자라면 투약 시 즉시 림보 상태로 내던져버릴 수도 있는 음악에 온 힙스터들이 열광하고 있다. 어떠한 룰도 경계도 없이 몸을 흐느적거리기 좋은 파티 뮤직에 집합한 이 반항적인 아이들을 당신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 사이를 파헤쳐 보면 비로소 보이는 익숙한 브루클린 향기를 맛보게 되노라면, 오히려 당신도 그들 무리에 섞여 어린아이가 돼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비에는 계속 나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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