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by 허니

며칠 전 그가 길에 나섰다


봄꽃이 지천인 이곳을 떠나

하늘에서 비가 내리다가

이내 구름이 떠가는 광경을 보며

산을 바라보며

바람을 따라가며

길이 있는 곳으로

앞으로만 가야만 하는 곳


길을 걸으면서도

자주 뒤돌아 보는 습관은

무엇인지 두고 온 것이 있는지

그 미련조차 놓아야 하는데

생각하면서도

앞으로 걸어 나가야 하는 길

조급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혹 제 그림자가 앞서 갈까 싶어

고민도 할 수 있을 터


걷는 것이 일상(日常)이 된

매일매일의 시간은

사람을 스쳐 지나면서도

나무

구름

그 무엇을 보아도 침묵하는 여정은 아니지만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아무도 모르게 쌓이기도 하고

흩어질 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해 본다

아 그가 혼자가 아님을 미리 밝혔어야 했다


아득한 길에 그가 있는 것은

아주 단순하다

그가 길에 나선 것은

그곳에 그녀가 있기 때문이고

그 가슴에 그리움이 남아 있음이라는 게

내 확신이다


그는 어제 알베르게에서 봄꽃으로 있는 그녀 사진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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