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떠오르는 건?

by 수수


밈: 안녕?

밍: 응, 밈아 안녕?

밈: 오늘 떠오르는 건 뭐야?

밍: 오늘? 오늘 태양이 떠올랐었지. 그리고 구름도 떠올랐지. 그리고 비행기도 헬리콥터도 떠올랐지. 그리고 또 뭐가 떠올랐을까?

밈: 달도 별도 떠올랐어. 그리고 또? 배도 떴겠지. 그리고 또, 호수공원에 오리도 떴고, 연못에 소금쟁이도 떴고, 전 세계 어디선가 비눗방울도 떴고, 이산화탄소도 산소도, 물도, 매연가스도, 열도, 풍선도 떴고, 그물도 떴고, 쌀뜨물도 떴고, 나비도, 새들도 떴고, 방아깨비도 떴고, 실도 뜨고, 밥도 한 술 뜨고, 내 생각도 떴어.

밍: 무슨 생각이 떴는데?

밈: 응, 오늘 바쁘게 학원으로 가는 초등3학년 아이들 두 명을 지나가다가 3시 35분 정도에 만났어.

밍: 그래서? 몇 시까지 학원에 가는 중이었어?

밈: 4시까지였는데, 바쁘다고 막 뛰어가더라구.

밍: 그랬구나. 어떤 학원을 가는데?

밈: 두 명을 만났는데, 한 명은 여자아이, 한 명은 남자아이였지.

밍: 그랬구나. 두 아이가 학원을 같이 갔니?

밈: 아니, 아니, 여자아이는 수학학원에 간다고 했고, 남자아이는 수영에 간다고 했어.

밍: 아, 그랬구나 그랬구나. 그래서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데?

밈: 어, 두 아이가 수로 시작되는 곳으로 이동하는 걸 생각했지. 한 명은 수학, 한 명은 수영. 수짜가 한글도 같았어.

밍: 그래도 한글은 같지만 의미는 다르잖아 수학할 때 수자는 수를 가르키는 數, 수영할 때 수자는 물을 가르키는 水 한자로도 의미가 다르지.

밈: 맞아 맞아 다시 잘 알려주서 고마워, 나도 그 생각을 바로 했거든.

그런데, 나는 그 속에서 어디로 가는 지 생각했거든. 나는 수 라는 글자가 없는 곳으로 가고 있었어.

나는 수없는 곳으로 가는 거였지. 나는 수없이 같은 길을 반복하고 있었어.

밍: 그래, 그렇지만 넌 결국 집으로 갔잖아.

밈: 맞아 하루를 수없이 다니다가 결국은 집으로 돌아왔지. 우린 집을 나섰다가 집으로 돌아가지.

밍: 맞아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어. 새도, 오리도, 지렁이도, 개미도, 강아지도, 고양이도 자기 집이 있으면 자기 집으로 저녁이 되면 돌아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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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소리와 치유되는 시와 글생각. 글과 책으로 감정을 나누는 여백작가입니다. 전공은 이공계이지만 영어, 문학, 철학, 음악, 미술에 관심이 더 많은 자신을 발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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