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디 갔었어?

알바하러 갔었어.

by 수수


밍: 오늘은 뭐 했어?

밈: 알바를 했어.

밍: 알바? 웬 알바?

밈: 음, 비닐봉지에 매직으로 글씨 쓰는 알바.

밍: 그런 알바가 있어?

밈: 그런 알바가 있었어. 단 오늘 하루만.

밍: 그랬구나.

밈: 비닐 봉투에 글씨 쓰기는 시작이었고, 그런데 잘 쓴다고 칭찬받았어~ 필체는 뭐 어릴 때 맞으면서 배워서 자신 있거든.

밍: 뭐? 맞으면서 배웠다고?

밈: 응, 난 글을 못쓰면 자를 세워서 때리던 사람이 집안에 한 분 계셨어.

밍: 그랬구나.

밈: 맞은 만큼 글씨를 잘 쓰게 되었지. 매가 좋은 효과를 냈어.

밍: 넌 긍정적이다. 보통 맞았던 매는 억울해하는데, 넌 그걸 효과를 냈다고 말하니까.

밈: 맞는 건 그때뿐 아니었어.

밍: 많이 맞았니?

밈: 뭐 학교 다닐 때, 대표로 "너 나와!"하고 맞은 적 없어?

밍: 나는 없었어.

밈: 난 있었어.

밍: 이유가 뭐였는데?

밈: 이유는 없었어. 그냥 선생님 눈앞에 제일 먼저 띄었다는 사실로 맞은 거지 뭐.

밍: 그래도 이유가 있었을 거 아니야.

밈: 그냥, 교실 반아이들이 떠든다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던 내가 대표로 맞은 거야. 이거 아이러니라는 말을 여기에 쓰면 좋겠다. 그렇지?

밍: 요즘 같으면 그 선생님 해고감이다.

밈: 예전에는 뭐 신고하고 그런 거 조차 엄두를 못 냈으니까. 선생님이 하늘이었던 때가 있었잖아. 시대적 분위기가 지금 바뀌어서 그렇지.

밍: 그래도 지금도 선생님들을 존경하긴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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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소리와 치유되는 시와 글생각. 글과 책으로 감정을 나누는 여백작가입니다. 전공은 이공계이지만 영어, 문학, 철학, 음악, 미술에 관심이 더 많은 자신을 발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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