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나에겐 ‘산타’선생님
솔직히 첫인상은 별로였다.
10살.
어느 날부터 내 방에 들어와 생긋 웃으며 한가득 쌓인 에이포용지를 내밀던 선생님.
“글을 쓰기 어려우면 시를 써보는 건 어때?”
“....”
“시는 너가 느끼는 모든 걸 자유롭게! 짧게 써도 되고 단어로만 써도 되고. 형식이 따로 없어. 물론 글도 그렇지만ㅎㅎ”
“....”
글을 쓰고 싶지 않고, 왜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자꾸 웃는 얼굴로 뭐든 써보라고 하니
나로선 의아하기만 했다.
“에이포용지 한 장만 채워보자.”
“...?”
이제는 분량까지 정해주네.
진짜 어떤 글이든 쓰기만 하면 끝나는 시간인 건가.
‘제목 : 아기
응애응애 울어대는 아기
밥도 먹여주고 똥도 닦아주는데
맨날 울기만 하는 아기
시끄럽다‘
내가 어떤 글을 썼든
선생님은 최고조의 진심을 담아 반응했을 것 같은데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귀엽다!!! 그래서 응애응애 울어대는 아기가 싫어?ㅎㅎㅎ“
‘뭐지?‘
그렇게 나에게 새 친구가 생겼다.
사람도 아닌 동물도 아닌 글.
내가 하는 모든 말들을 묵묵히 다 받아 적고 들어주던 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말들은 다시 상기시켜 주던 글.
어떨 땐 나를 뽐내고 알렸지만
어느 땐 남을 살리고 지켰던 글.
‘산타’선생님이 주고 간 최고의 선물.
제 베프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