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원

by 포시티브

아직 봄은 아닌데

산에 꽃이 폈다

알록달록한 옷들이 한가득

무리지어 산을 탄다


“나도 젊었을 땐 여기 덜덜 떨면서 올라왔는데

이제 와보니 괜찮네“

꼭대기 봉우리를 하나 찍고

또 다음 봉우리를 향해 내려가는

형형색색 기차들

복장도 장비도 가볍다

날이 가벼우니 마음도 가볍다


사람 발길이 다지고 깎은 돌들은 둥글둥글하다

옆에 몇 년 걸쳐 복원된 장벽들도

사람의 손길이 다 닿았고

무너진 성벽과 유적지 발굴도 한창이다

험한 곳일수록 선조들의 천혜의 요새

금성탕지의 뜻을 담은 암산 중 암산이다


일출도 일몰도 아름답다

내려와 한 잔 하는 막걸리와 칼국수도 끝내준다

직장인도 동호회도 여기서 주말을 난다

이렇게 또 한 주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 시작을 준비한다


돌아가는 길

버스는 가득 취했다

“산 보면서 가는 사람들은 200원 더 내야 해~!”

창가자리를 잡은 사람들에게 떤 너스레다

창가자리 사람은 대꾸한다

“200원이 뭐야 만 원을 내도 아깝지 않다”


산은 우리를 지키고

우리는 산을 지킨다

미니어처처럼 보이던 마을이 어느새 코앞이다

올라섰던 봉우리가 이젠 작은 별이 됐다


작가의 이전글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