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불은
사람들은 혀를 쯧쯧 찼다
"다친 사람은 없나 몰라"
"흉흉하다 요새"
불에 까맣게 질린 벽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비교적 대비되는, 하얗게 질려버린 다른 벽들
화상자국은 오래 남는다
이상하게 다른 상처보다 더 오래 남는 것 같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것 같단 말이야
근데 또 불이 났다
바로 옆 다른 곳에서
이번엔 사람들도 겁을 좀 먹은 모양이다
쉬쉬하는 분위기다
근데 이건 사실 예고된 불이었거든
너는 신고하지 않았지, 2인1조가 무너진 시스템을 보면서도
바꾸려 하지 않았지, 붐비는 인파 속에선 화재위험을 낮출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화재는 예방하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