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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순이 Oct 16. 2024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

공감이 어려운 사회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초등학생 시절에는  그저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기만 해도 재밌었다.

고등학생정도의 나이가 되자,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친구와도 잘 맞지 않음을 느꼈다. 잘 맞아서 친해졌던 것이 아니라, 친해진 뒤에 각자의 가치관이 형성된 것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은 더욱 견고해지고, 나의 성향을 파악한 알고리즘은 나를 더 편협한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생각이 굳혀지다 보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의 소통이 점점 어려워진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의 짜릿함이 없어서 그런지 공감을 하는 게 어렵다. 공감하는 척을 하는 걸까.


최근,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봤다.

마음에 깊게 들어온 대사가 있었다.

회식자리에서 것도 아닌 걸로 화를 내냐는 상사의 말에 주인공은 말했다.

"왜 사소한 것에 목숨 거냐고 하지 마시고 그냥 쟤한테는 그게 목숨 같나 보다 하세요."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보며 많이들 이야기한다.

"쟤는 왜 저 얘기만 하면 예민하게 굴어."


예민하게 군다는 건 그만큼 그 주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화에 나온 대사처럼 그냥 저 친구한테는 그게 중요하구나 생각해 버리면 된다. 나와 다르다고 여기저기 찔러보며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취향이 점점 더 진해지는 현시대에, 모든 걸 받아들이려고 애쓰진 않더라도 타인을 부정하지 않아야겠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짜릿함도 느끼고 편식(?)하되, 그 사람이 경험한 세계에서는 그게 해답일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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