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19)

19. 찾았다! 또 한사람

by 스티키 노트

찾았다! 또 한사람


말하자면 '내적 도플갱어'. 그러니까 성향이 나와 뻬박 비슷한 사람을 한번쯤 만나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램이 있다. 살다보면 한번쯤은 자신과 어느정도 닮은 성격의 인물과 마주쳐 봄직도 한데, 어찌된 일인지 나는 그런 경험이 전무하다. 요즘같은 MBTI의 시대에도 말이다.


내가 그렇게 간절했던 이유는, 나의 과도한 예민함과 독특하고도 희한한 성향때문이리라. 흔치 않은 성향탓에, 그 누구와도 온전한 공감을 나누거나 따뜻한 이해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겁나 외로운 인생길이었으며, 흔히들 그러하듯, 대화 중의 “나도 나도!” 라는 반응이 너무너무 고팠었다.


이렇듯 깊은 공감의 제스츄어를 나에게 취해줄 사람은 진정코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인가. 세상 소중한 친구들이 있지만, 아무리 봐도 그 친구들은 나와 무척 다르다. 그들의 깊은 인내와 이해심이 오롯이 나를 포용해 왔기에 이 우정이 지속 가능했다는 사실을 나 스티키 노트, 잘 알고 있다.


이 고단한 세상에 단 한사람 만이라도 나와 닮은 존재를 만나,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고개가 절로 마구마구 끄덕여지는 대화를 나눌수만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나에게 부나 명예가 없다할지라도 그런대로 세상이 조금 살만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아~ 생각만 해도 꽃길이로다.


매일을 헤어나기 힘든 불안과 다투며 허덕허덕 숨차게 살아간다.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또다른 인생이, 같은 하늘아래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픈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이다지도. 공감과 상호위로를 향한 이 강렬하고도 애달픈 마음.


나는 그토록 독특한 사람인걸까.

정말 그렇게 유별난 인간인걸까.


이런 미래를 상상한다. 만약 나의 글을 책으로 출간하는 그 아름다운 목적지에 도달하는 날이 온다면, 비록 단 몇권으로 그친다 할지라도 판매부수가 아주 조금씩 올라가는 것을 내눈으로 확인하게 될 터였다. 나는 그순간 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겠지. ‘찾았다! 또 한사람!’.


나의 책을 구매한 독자가 있다면 분명 일정부분 내 책과 공감을 이루었을 공산이 크며, 판매부수란 곧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수치가 될 것이니. 드디어 내앞에 나타난 강력한 증거. 두둥. ‘그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나와 닮아있을 그들.


어지간히 야무진 꿈이다. 출간이 장난이야? ...나도 안다.


그치만, 생각만 해도 설레고 감격스러운걸. 나와 비슷한 내면을 가졌을 그들이 실제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것이다. 우리의 그 강렬한 내적 친밀감이라는 것이 책을 매개로 하여 각자의 신경줄을 면면히 이어, 이 거대한 지구위에서 강강수월래를 해내는 날이 기필코 도래할 것이다. 살짝 말장난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간의 내 한맺힌 외로움이 빚어낸 하나의 '드림'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이것이 감히 내가 상상하고 열망하는 미래이다. 그렇다고 내가 귀하디 귀한 나의 독자에게 실제로 질척대거나 스토킹하는 일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으니 걱정일랑 넣어 두시기 바란다. 다만 내가 책 만드는 일을 반드시 완성시키고픈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이상. 마시는 동안은 얼마간 행복한 '김치국 타임' 이었다.



작가의 이전글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