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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일라 Feb 02. 2024

미국 서부 샌디에고 가고 싶다

지난 미국 여행을 추억하며-2

샌디에고(San Diego)는 LA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있는 도시이다. 기차로 3시간이 걸린다. LA가 365일 중 300일이 해가 뜬 맑은 날이라면 샌디에고는 365일 중 360일이 맑다고 한다. 이 얘기를 자신 있게 해 주시던 우버 기사님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만큼 화창한 날이 많고 사진들도 하나같이 하늘에 파란 물감을 탄 것 같이 나왔다.


LA는 정말 큰 관광 도시이다. 그래서 나처럼 한적하고 여유로운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LA 보다는 샌디에고(San Diego)가 더 잘 맞는다고 느낄 것 같다. LA 보다 훨씬 더 여유로운 분위기가 잘 느껴져서 좋았고, 미국 사람들이 실제 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도시였다.


365일 중에 360일이 화창한 샌디에고.


우) 미국 사람들이 애국심이 많다고 하던데 집에 국기를 걸고 있는 집이 심심치않게 보인다.


좌) 남쪽에 있는 도시답게 야자수가 많다.  우) 미국의 초등학교. 학교 안도 궁금하다.



샌디에고(San Diego)와 자전거

샌디에고 시내는 다 걸어 다녔었다. 샌디에고 시내에 있는 발보아 공원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가는 길에 오르막길이 있었다. 오르막길을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데 옆의 도로 한편에서 전기 자전거를 탄 외국 친구들이 초록불이 켜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친구들이 혼자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 나를 보더니 나에게 말을 걸었다.


“너도 이거 자전거 빌려. 점프(JUMP)라고 자전거 빌려주는 어플이 있어.”

“고마워. 나도 그거 알아. 그런데 그 자전거 바퀴가 나한테는 너무 무거워서 그래.”


나의 대답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 친구들은 먼저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그때 알려주려고 했던 친구들아,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너희는 이해 못 할 거야.


샌디에고의 첫날, 날씨가 화창하고 따뜻하니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면서부터 각종 대여 자전거를 찾아다녔었다.

여담이지만 나는 자전거 재밌게 타려고 여행을 가는 거 같다.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타기 힘든 계절인 여름이나 겨울에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게 되면 자연스레 자전거를 찾는다. 그만큼 나의 여행에 있어 자전거는 쉽게 떠올리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첫 번째 찾은 자전거는 바퀴가 너무 무거웠다. 지난번 동유럽에서 빌렸었던 자전거 바퀴가 크고 무거웠어서 20분도 못 타고 반납했던 기억이 있었다. 심지어 시골 동네라 꽤 비싸게 빌렸었는데 말이다. 두 번째로 찾은 자전거는 바퀴는 가벼워 보이는데 작동이 안 되어서 빌리지를 못했다. 세 번째로 찾은 자전거는 지저분했다. 주변 사람들은 다 알지만 난 위생 쪽으로는 둔하다. 그런 내가 더럽다고 느낀 건 진짜 지저분했던 거다.


좌) 첫 번째로 찾은 자전거는 유럽에서 빌렸던 자전거처럼 바퀴가 크고 무거웠다. 우) 두 번째로 찾은 자전거는 점프(JUMP). 어플도 깔고 빌리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좌) 세번째로 찾은 자전거 디스커버(DISCOVER).길을 걷다가 빌릴 수 있는 자전거가 보여 좋아했었다. 우) 젠장. 지저분해서 짐을 못 놓겠다


자전거를 빌려보려 했으나 세 번째 찾은 자전거 마저 실패하자 시원하게 오늘은 날이 아니다 하고 마음을 접었었다. 그렇게 길을 걸어가고 있던 나에게 자전거 빌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니 헛웃음이 나왔다.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외국 친구들을 보며 생각했다.


‘언니는 그렇게 큰 바퀴를 굴릴 체력도 없고 힘도 없어. 먼저 가. 부지런히 따라가 볼게.'



샌디에고의 교통수단

샌디에고는 버스와 지상철(=트롤리) 이 잘 되어 있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도 좋다. 나는 날씨가 좋아서 계속 걸어 다녔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샌디에고 교통카드인 프론토(PRONTO) 카드를 사서 다니면 된다. 도시마다 우리나라 티머니 카드 같은 교통 카드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


구글 맵에 나오는 그림. 첫 번째 그림처럼 기차에는 전깃줄 그림이 없다. 두 번째 그림처럼 시내 노면을 다니는 경전철(트롤리), 트램에는 전깃줄 그림이 있다. 다른 나라도 똑같다


좌) 지상철인 트롤리가 오기 전 정거장.  가운데) 트롤리가 왔다. 우) 기차 암트랙(Amtrak). 다른 도시를 오갈 때 탄다.


샌디에고 시 투어 버스. 버스의 모습이 예뻐서 찍었었다.




샌디에고(San Diego) 하면 기억나는 장소
1.  발보아 공원(Balboa Park)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발보아 공원은 규모가 굉장히 컸다. 이때 배웠던 거 같다. 외국의 공원은 무척 크니 가고자 하는 곳을 미리 표시하여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발보아 공원에는 미술관, 박물관, 식물원, 동물원이 다 있다. 정말 크다.


좌) 미술관 외관. 유럽 같은 건축물들이 있어 미국 다른 공원들과는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릴리 폰드(Lily Pond)와 보테니컬 빌딩(Botanical Building). 요즘 상황을 찾아보니 공사를 하여 이 모습을 보기 힘들었고, 23년 말에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처음 보는 이국적인 모습이었다. 정말 예뻤다.
보테니컬 빌딩(Botanical Building)은 식물원이다. 식물원 내부.



스패니쉬 빌리지 아트 센터(Spanish Village Art Center). 이름 그대로 스페인풍의 건물과 공예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친구야, 잘 간직하고 있지?



여기서 가장 친한 친구의 선물을 샀었다. 그림을 판매하고 계시던 화가께서 직접 그린 그림이었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색감의 풍경 그림이 그 당시 일에 치여 살던 친구를 한 번씩 잘 풀어줄 거 같았다. 화가 아저씨께 제일 친한 친구 줄 거라고 하니까 고맙다며 덕담을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따스해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공원을 걷다보면 선인장을 포함하여 다양한 열대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정말 이국적이다.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왔나 보다. 지난 영국 여행에서 체험학습을 온 학생들이 형광 조끼를 입고 있었는데 미국 학생들도 목에 명찰을 걸고 있었다.




2. 양조장(10 Barrel Brewing San Diego)

나에게 생맥주의 참 맛을 알게 해 준 곳이다. 양조장 곳곳에 있는 맥주 만드는 기계들을 보며 견문이 넓어지는 것 같았다. 미국 서부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하면 굉장히 사교적이다. 먼저 오신 가게 손님들이 혼자 온 나에게 말을 걸어주시며 맥주를 추천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흑맥주를 좋아하는데 손님들이 추천해 준 맥주를 마셨었다. 흥겹게 노래하시던 손님들의 모습이 정감 가서 좋았었다. 우리 아빠가 흥부자인데 낯선 타지에서 아빠를 느꼈달까. 안타깝게도 구글 맵으로 찾아보니 이 양조장은 지금은 폐업했다고 한다.


알콜이 들어가서 샌디에고 여행이 다 즐거웠던 거 일 수도 있다.




3. 선셋 클리프스(Sunset Cliffs)

이름처럼 석양이 멋있는 곳이다. 샌디에고를 여행한다면 이곳은 일몰 시간에 맞춰 꼭 가봤으면 좋겠다. 해가 넘어가면서 분홍색으로 변하는 하늘이 아주 낭만적이다. 우리나라처럼 같은 태평양 바다가 흐르고 있는데 풍광이 달라서 신기했고 참 아름다웠다.


바닥에 있는 돌들과 바다가 함께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우리나라의 돌과 다르게 생겼다.


해가 점점 넘어간다.


분홍빛으로 변하는 하늘.



클리프(Cliff) 라는 이름답게 바닷바람이 엄청나다. 나 같은 인간 에어컨은 단단히 채비를 하고 가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일몰을 기다리는 1~2시간 동안 많이 추웠다.


나중에 생긴 요령이지만 절벽(Cliff : 클리프), 계곡(Creek : 크릭) 이 쓰여있으면 바람이 많이 불고 다른 곳보다 추울 거라고 생각하고 옷차림을 신경 써야 한다. 괜히 타지에서 생각 없이 다니다가 아프면 고생한다. 이건 내 경험담이다.


check!

☞  구글 맵에 절벽(Cliff : 클리프), 계곡(Creek : 크릭) 이 쓰여있으면 바람이 많이 불고 다른 곳보다 춥다. 영어권 나라를 여행할 때 꼭 기억하길 바란다.




샌디에고의 이국적인 풍경과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은 마음을 평화롭게 해 준다. 여행 이후, 일을 하다 마음이 지칠 때 샌디에고 여행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달래보곤 했었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제였다. 마음이 힘들 때는 지난 여행 사진을 보자. 지나간 추억에 대한 아련한 마음이 힘들었던 마음을 잠재워준다. 이 글을 보는 분들이 모두 평온한 마음의 나날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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