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누군가와 비교할 때, 삶의 감정을 좌우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내 주변 친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크게 실감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은 어쩌면 인간 본연의 감정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이야기가 아닐까?
멀리 있고 잘 알지 못하는 사람보다, 내 주변에 있는 직장동료나 친구, 친척, 이웃들에게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기쁜 감정이 들면서도 ‘나는?’이라는 감정이 동시에 올라온다. 같이 기뻐해야 한다는 인류애적인 마음과 나는 왜 그렇지라는 상대적인 비교가 공존한다.
작년에 꽤 친하게 지냈던 직장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로를 받은 적이 있었다. 작년 하반기에 다양한 사건들로 한숨으로 일관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 동료와 옥상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나의 힘든 순간들을 솔직하게 말하였는데, 그 동료는 자신의 부모님 과거사를 들려주면서 나보고 힘내라는 것이었다. 그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된 시간을 받아들이고 버텨왔던 지금까지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을 인내하며, 과분한 책임을 견뎌내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모습이었을 테다.
자주 보는 유튜브에서 유명한 강사가 지금의 삶은 못 먹고 잘 사느냐의 문제지 죽고 사느냐의 문제는 아니라고 하였다. 과거 한반도의 삶은 전쟁과 억압, 재해 등으로 빈곤의 연속이었고 어떻게 하면 오늘을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삶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삶은 극단적인 일부의 상황을 제외하고,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어떻게 하면 잘 사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삶의 단절을 고민하는 시기에서 삶의 질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로 변화한 것이다.
인간이 선택하는 기준은 절대적일 수가 없기에 여러 상황과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비교하여 결정한다. 과거 선조의 삶과 비교하면 나는 매우 행복하다. 그러나 내 주변에서 잘 된 누군가와 비교하면 나는 불행하다. 행복과 불행이 어느 기준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매우 주관적인 인간의 감정인가?
요즘 비가 많이 오다 오늘은 햇볕이 쨍쨍하다.
날씨에 따라 달라진 나의 오늘 감정은 내일도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