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말’이란 것

by 진경환


사전을 보면 간혹 ‘북한말’이라는 것이 나온다. 그런데 ‘북한말’이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지 잘 모르겠다. 대개 “북한에서 쓰는 말”일 텐데, “북한에서 규정한 '문화어'에 따른 말”이기도 할 터이다.


예컨대 '깐족대다'라는 말을 보자. 학생들이 많이 참고한다는 ‘네이버사전’을 찾아 보니,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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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같은 말] 깐죽거리다(1. 쓸데없는 소리를 밉살스럽고 짓궂게 들러붙어 계속 지껄이다).

2. [북한어] [같은 말] 깐죽거리다(2. 자꾸 조금 까다롭게 굴거나 남을 깎아내리기 잘하다).


여기서 몇 가지 생각이 든다. (1) 1번과 2번의 설명이 거의 같은데, 굳이 ‘북한말’ 운운의 설명이 필요할까? (2) ‘깐족’과 ‘깐죽’은 그저 어감의 차이겠지? (3) 그 어원을 비슷하게나마 찾아 볼 수는 있을까?


덧. '깐죽'과 '깐족' 중 어느 것이 맞냐고 묻는 이들이 종종 있다. 둘 다 맞다고 하면, 좀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깐족(죽)대다가 맞는지, 아니면 깐족(죽)거리다가 맞는지도 물어본다. 둘 다 맞다고 하면, 역시 이상하다는 반응이다. 저 사람이 잘 모르니까 아무렇게나 대답한다는 표정을 짓는다. 더 나아가 그렇게 하기로 약속한 거지 무슨 특별한 문법적 이유가 있어서는 그런 건 아니라고 하면, 슬쩍 웃어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깐족이든 깐죽이든, 깐족(죽)대다든 깐족(죽)거리다든, 그 뜻을 정확히 아는 일이다.


국립국어원의 저 <표준국어대사전>은 "쓸데없는 소리를 밉살스럽고 짓궂게 들러붙어 계속 지껄이다."라고 풀고 있다. 나는 여기서 "계속"에 방점을 찍고 싶다. 한두 번 까부는 건 깐죽댄다고 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딴지를 걸 때, 그 말을 쓰는 게 적절하다. 그리고 "밉살스럽고 짓궂게"라고 했지만, 그건 좀 점잖은 표현이다.


깐족대기를 좋아하는 자들은 그 깐족을 통해 일시적인 즐거움을 느낄지 모르지만, 그런 몹쓸 버릇은 결국 자신을 서서히 갉아먹는 짓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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