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론에 빠진 유사진보

by 진경환

1985년, 한 청년이 운동권에 들어오면 '시각교정'을 하는 데만 꼬박 3개월이 걸렸다. 그리고선 비로소 사회의 구조와 모순에 대해 하나씩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5년, 한 청년이 시각교정은 물론 사회구조와 모순을 공부하는 데는 3분이면 족하다. '수구기득권세력'과 '조중동'이라는 말만 외우면 되는 것이다. 슬프게도 한 청년이 "사회의식을 갖게 되었다"는 말은 "바보가 되었다"는 말과 갈수록 같아지고 있다.(<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김규항의 이 말은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여전히 유효하다. 더구나 시방은 '청년'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었다. 2005년의 바보 청년들이 이제는 중년이 되었고, 진영론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진보인 양 허세를 떨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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